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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도시를 바꾸자] 인터뷰-슈거트 트롬머 본 시도시건축기획관

“본은 수세기 전부터 경제ㆍ문화의 중심지였습니다. 통일 이후 본의 도시발전도 이 같은 역사적 맥락의 연장선상에서 이뤄지고 있습니다” 본 시정부의 슈거트 트롬머(Sugurd Trommer) 도시건축기획관(Stadtbaurat der Bundesstadt Bonn) 은 도시의 장기적인 발전 계획은 그 지역의 역사적ㆍ경제적 맥락을 함께 고려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무시하는 계획은 사회적 합의를 끌어내지 못해 결국 실패하고 만다는 것이다. 독일 통일 후 행정수도에서 경제수도로 거듭나고 있는 본의 도시발전계획도 이 같은 시각에서 이해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원래 켈트족의 취락지였던 본은 1세기 무렵 시작된 로마의 지배를 거친 뒤 프랑크족이 관할하는 게르만도시로 성장했다. 13세기에는 궁전도시로 영화를 누렸고, 19세기에는 대학 등의 신설로 유럽 부유층 인사들이 유학을 오면서 경제는 물론 학술분야의 중심도시로 번영했다. 트롬머 기획관은 “시 정부는 본의 도시발전 목표를 첨단산업도시, 과학도시, 문화중심도시, 국제도시, 행정도시 등 5가지로 잡고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이는 과거 본의 역사와도 부합한다”고 말했다. 본 시정부가 도시발전계획의 수립과 실행과정에서 가장 중요시하는 사항은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고 도시개발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도출해내는 것이다. 시정부가 지난 10여년간 도시발전에 관해 여러 공청회와 세미나, 강연, 대중행사를 개최했던 것도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기 위해서다. 트롬머 기획관은 “각종 세미나 등을 통해 일반시민과 전문가들로부터 본의 발전계획에 대한 400여가지 아이디어를 모았다”며 “이를 통해 모은 아이디어는 수차례의 공개토의와 정책심의를 거쳐 10여가지로 압축돼 실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본의 도시개발을 수행하는 데에는 연방정부와 시정부간의 원할한 역할분담도 크게 도움이 됐다. 독일의 도시발전계획은 하향식이 아니라 상향식으로 짜여지기 때문에 시정부가 연방정부에 대해 도시발전 관련 의견을 강력하게 제시할 수 있다. 따라서 지역적 특성에 맞는 도시발전이 가능하다는 것. 트롬머 기획관은 “상향식 도시발전계획 수립은 지방자치단체에 좀더 많은 권한을 줌으로써 지역사회로부터 공감대를 끌어낼 수 있는 개발을 가능케 한다”며 “광역 차원의 발전계획도 인접 도시와 연합해 짜기 때문에 난개발 우려가 적다”고 말했다. 중앙정부가 대증적 필요에 의해 하향식 도시개발을 하면서 난개발이 나타나고 부문별한 도시팽창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한국과 대조되는 도시발전계획인 것이다. <임웅재기자 jael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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