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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바람이 정말 심하더군요. 지난해는 따뜻한 날씨 속에 플레이 했는데 올해 나인브릿지 클래식은 정말 괴로울 정도로 바람이 거셌어요. 특히 2라운드 때 바람은 볼이 날아가면서도 마구 춤을 추는 듯했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출전 선수들 모두가 꽤나 고전했죠. 바람 부는 날은 무엇보다 페어웨이를 지키는 일이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이번 대회장은 특히 러프 지역이 억새나 잡목, 돌 등으로 돼 있어서 조금만 페어웨이를 벗어나면 고생을 해야 했답니다. 그래서 오늘은 바람 속에 드라이버 샷을 치는 법에 대해 말씀 드리려고 해요. 저는 드라이버 샷을 조금 높게 치는 편입니다. 그런데 맞바람을 안고 티 샷을 할 경우 그렇게 치면 볼이 많이 날리죠. 당연히 낮은 탄도의 드라이버 샷이 필요하답니다. 낮게 드라이버 샷을 할 때는 기분부터 좀 플랫하게 스윙을 한다고 갖는 것이 중요합니다. 플랫(Flat) 스윙이란 백스윙부터 다운스윙, 임팩트, 폴로스루, 피니시로 이어지는 스윙 궤도가 평평하다는 뜻입니다. 수평보다 수직에 가까운 업라이트(Upright)와 반대죠. 일단 저의 경우 티를 좀 낮게 꽂고 볼은 왼발 쪽으로 조금 더 오도록 셋업을 합니다. 볼이 왼발 쪽에 더 놓이게 하는 이유는 티를 낮게 꽂은 채 그대로 샷을 하면 뒤 땅을 때릴 위험이 높기 때문입니다. 어떤 분들은 그립을 조금 내려 잡는다고도 하시는데 저는 평상시대로 합니다. 맞바람 속에서 샷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이 방향성이고 채를 짧게 잡을수록 통제 능력이 커지니까 그립을 내려 잡는 것도 좋은 것 같아요. 하지만 굳이 그렇게 하시라고 말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백스윙은 뒤로 좀더 끌어준다는 느낌으로, 다시 말해 들어올리지 않고 목표 반대방향으로 쭉 민다는 생각으로 하세요. 그렇게 하면 스윙 궤도는 플랫해지죠.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임팩트와 폴로스루에요. 짧게 끊어 친 뒤 올려 버리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입니다. 드라이버 스윙 자체가 헤드가 올라가면서 볼을 치는 상향 타격이지만 낮은 탄도로 샷을 날리고 싶으시면 임팩트부터 폴로스루까지 쭉 밀어준다는 느낌을 가지세요. 물론 스윙을 끊어서 분석해보면 볼을 밀어준다는 것은 한계가 있습니다. 볼이 헤드페이스에 맞는 순간은 아무리 길어봤자 말 그대로 ‘눈 깜짝할 사이’거든요. 여기서 또 중요한 것은 그 깜짝할 순간에 페이스가 약간이라도 틀어지면 볼에 사이드 스핀이 먹고 맞바람의 작용까지 합쳐져서 슬라이스나 훅이 강하게 걸린다는 점입니다. 그러니까 임팩트와 폴로스루 순간에 페이스가 틀어지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이세요. 피니시는 백스윙부터 폴로스루까지의 과정이 평상시 스윙보다 플랫한 궤도로 이뤄지기 때문에 보통 때보다 좀 낮아집니다. 하지만 피니시 중간에 멈추지는 마세요. 끝까지 피니시를 다 하는 것이 볼의 방향성을 좋게 하는 또 하나의 비결이랍니다. 이렇게 스윙을 할 때 주의하실 점이 있어요. 볼을 낮게 날리려는 마음이 강하면 몸이 먼저 빠지거나 채가 빨리 임팩트 존으로 들어오면서 볼이 깎여 맞아 슬라이스가 날 수 있답니다. 몸이 빠진다는 것은 왼쪽 축이 무너진다는 말입니다. 왼쪽 엉덩이가 목표 방향으로 밀리는 거죠. 이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스탠스를 단단하게 잡는 것이 중요합니다. 폴로스루를 조금 길게 하라고 말씀 드렸는데 스탠스를 단단히 한 채 평소보다 오른발을 조금 늦게 떼면 이것을 보다 쉽게 할 수 있을 겁니다. 백스윙이나 폴로스루 때 양발이 모두 지면에서 떨어지지 않도록 하시는 거죠. 저는 다 아시다시피 임팩트 때 발뒤꿈치가 다른 선수들에 비해 많이 들리는 편입니다만 아마추어 여러분은 스탠스를 단단히 하는 연습을 하셔도 좋을 것 같아요. 체중이동이 다 되지 않는 것 같다며 불안해 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스윙 동작의 메커니즘 상 체중은 움직입니다. 다만 폴로스루 이후에는 발뒤꿈치를 들어 피니시를 끝까지 해주시는 것을 잊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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