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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ㆍ마라톤ㆍ체육대회 등 야외행사가 많아지는 가을이다. 그러나 본인의 평소 건강상태를 고려치 않은 무리한 야외활동은 건강을 해칠 수 있다. 특히 식ㆍ생활습관의 변화로 중년층 뿐만 아니라 젊은층에서까지 급증하고 있는 심혈관질환은 갑작스런 사망까지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조기검진을 통한 예방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가톨릭의대 여의도성모병원 심장혈관센터는 지난 해 11월부터 ‘심혈관질환 진단 원스톱 서비스’를 실시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 서비스는 심혈관질환 진단을 내릴 때 한 두 가지 외래검사만으로는 불충분하고, 필요한 검사를 모두 받으려면 수 개월이 걸리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순환기내과ㆍ방사선과ㆍ의료협력팀 등 여러 부서들이 1년간의 준비를 거쳐 개발한 프로그램이다. 검사는 이틀 일정으로 진행된다. 첫 날에는 우선 혈액검사를 받고 심기능검사실에서 2시간에 걸쳐 ①심혈관질환 관련 설문조사 ②심장초음파검사 ③경동맥초음파검사 ④맥파전도속도검사 ⑤운동부하검사를 받은 후 생활심전도검사기를 부착한 채 귀가한다. 다음 날 오전 병원을 다시 방문해 생활심전도검사기를 떼어낸 뒤 ①관상동맥혈관 CT(컴퓨터단층촬영) ②흉부X-레이검사 ③심전도검사를 받으면 모든 검사는 끝난다. 검사 후 3일 안에 전문의로부터 결과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지난해 11월 이후 이 프로그램을 이용한 환자는 180여 명(연령층 30~80대)이며 50~60대가 65%로 가장 많았다. 이 중 31%는 심부전, 심장판막질환, 부정맥(맥박이 불규칙한 것) 등의 진단을 받았다. 최근 이 검사를 통해 일부 혈관이 좁아져 혈액순환에 문제가 있다는 진단받고 입원한 최모(50)씨는 “평소 건강에 자신이 있어 심혈관검사를 소흘히 했는데 검사 결과 질환을 발견하게 돼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이 프로그램의 대상자는 협심증(흉통) 환자, 심혈관질환 가족력 및 과거력이 있는 사람, 부정맥 또는 합병증이 의심되는 당뇨ㆍ고혈압 환자, 운동 또는 휴식 때 가슴에 통증이 있거나 두근거리거나 어지러운 증상이 있는 사람 등 심혈관계 질환의 주요 증상을 경험한 이들이다. 미국 심장내과 교과서에서 소개된 심장초음파 전문가이자 이 프로그램을 주도적으로 개발한 윤호중(48) 여의도성모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고혈압이나 당뇨병으로 치료를 받아 왔거나 심장질환 가족력이 있는 사람은 특별한 증상이 없거나 증상이 경미하더라도 50대 이후에는 포괄적인 심혈관계질환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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