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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부총리 리더쉽
입력2003-03-06 00:00:00
수정
2003.03.06 00:00:00
김진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의 리더쉽이 흔들리고 있다. 두가지 차원에서다. 하나는 재경부 내부의 문제. 인사 숨통이 막히고 있다. 다른 하나는 권력 핵심부와의 관계에서 이상 징후가 포착된다는 점이다.
주초인 지난 3일 과천 정부종합청사 재경부. 차관급 인사 발표를 접한 재경부 직원들은 아연실색했다. 차관급으로 임명된 현직 재경부 사람이 단 한명에 그쳤기 때문. 김용덕 전 국제업무정책관이 관세청장으로 나간 게 유일하다. 차관 승진이 적으면 차관보와 국장급의 연쇄 승진의 기회도 그만큼 적어진다.
부처 사정에 밝은 김 부총리가 친정으로 돌아온다는 소식에 만성적인 정체 상태인 인사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기대했던 직원들의 희망은 물거품이 되어 가는 상황이다. 공무원이 국가에 충성하면 됐지 승진이 그렇게 중요하냐는 의문을 가질 수 있다. 속 모르는 소리다. 공무원에게 승진은 제1의 동기부여이자 가치다. 정치인이 당선에 매달리는 것 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다. `부총리가 제대로 챙기지 못했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두 번째 문제는 보다 심각하다. 대통령과의 불협화음으로까지 비춰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나라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법인세 인하가 필요하다`는 부총리의 발언이 나온 다음날인 5일 노무현 대통령은 “조세형평이 후퇴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는 점을 확실히 해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경부는 이 같은 분위기를 충격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세제통`인 경제부총리가 밝힌 사안이 청와대에서 간단하게 부인되는 현실이 믿기지 않는다는 분위기다.
안팎에서 흔들리는 부총리는 불행하다. 부총리의 명령을 받들어 밤새워 일할 부하가 적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또 `힘 없는` 부총리의 말을 들을 경제부처가 어디 있겠냐는 점에서 그렇다.
문제는 불행이 거기서 그치지 않는다는 데 있다. 국민경제 전체에 악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선장이 흔들리는 배는 순항하지 못한다. 경제팀도 마찬가지다. 경제부총리의 령이 서지 않으면 삐걱거릴 수 밖에 없다. 김진표 경제부총리의 리더쉽이 절실한 때다.
<권홍우기자(경제부) hongw@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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