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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빨아들이는 산둥성

지난 6일부터 7일까지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에 다녀왔다. 주제는 중국사업에 대한 것이었다. 세계 각국에서 모인 사업가, 정치인, 사회지도자들이 투자, 노동, 환율 등 중국사업에 관한 다양한 회의에 참여해 토론하고 서로 교제하느라 열성이었다. 한국에서도 세계경제포럼 멤버들 15명 가량이 참석했다. 참가자들은 연 8%의 경제성장을 계속하고 있는 중국경제에 대해 위협을 느끼면서도 그 속에서 기회를 찾기 위하여 안테나를 곤두세우고 있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중국인들에게서는 자신만만한 태도를 곧바로 눈치챌 수 있었다. 회의 중에는 중국 산둥성(山東省) 웨이하이(威海)시에서 주최하는 오찬토론회가 있었다. 웨이하이시장과 시의 투자 관련 간부들, 기업가들이 총출동했다. 연사로는 삼성전자 웨이하이공장 사장과 한국 국회의원인 나를 포함, 여러 명을 초청했다. 회의참석자들이 대거 참석해 성황을 이루었다. 웨이하이시 관계자들은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웨이하이가 얼마나 입지조건이 좋고 투자에 혜택을 주는지를 비디오, 책자 등을 통해 열성으로 설명했다. 삼성전자 현지 사장에게 물어보니 실제로 파격적으로 대우를 잘 해준다고 했다. 회의참가자들에게 웨이하이 참관프로그램을 제공했고 다음날 또 별도의 간담회를 개최한다고 참가를 열심히 권유했다. 산둥성은 중국 22개 성 중 하나다. 인구는 9,000만명. 면적은 남한보다 넓고 총생산이 아직 남한보다는 작지만 몇 년 이내로 추월할 예정이다. 인천에서 아침에 원자재를 보내면 점심에는 산둥성의 공장에 들어가는 거리에 있다. 웨이하이, 옌타이(煙臺), 칭다오(靑島) 등 산둥성 해안의 도시들이 한국의 공장을 빨아들이고 있다. 원가나 생산여건면에서 기업이 유리한 곳을 찾아 움직이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국내의 일자리가 사라진다. 한국기업이 중국에 진출하여 1000명을 고용하면 국내의 100명의 일자리가 사라진 셈이다. 중국이 한국 인건비의 10분의 1이기 때문이다. 산둥성은 기업뿐 아니라 한국관광객까지도 빨아들이고 있다. 웨이하이시 단독으로 현재 연간 4만명인 한국인 관광객을 수년내로 40만명으로 늘이기 위해 골프장 건설 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산둥성은 세계 각국으로부터 투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신들린 듯이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한국도 그 대상이다. 산둥성의 입장에서 보면 한국은 코앞에 누워 있는 사업 영토다. 유인대상도 이미 저임금 가공산업이 아니라 기술집약산업을 통해 기술이전효과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한반도를 빨아들이고 있는 대륙을 앞에 놓고서 우리 경제가 어떻게 일어서서 달려갈 것인지, 수십년만에 폭설이 내린 베이징에서 새삼 정신이 번쩍 든다. <원희룡(국회의원ㆍ한나라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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