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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시장 개척단 지자체따라 명암

지방자치단체가 앞다퉈 파견하고 있는 해외시장 개척단의 '성과'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철저한 준비로 예상외의 수출실적을 올려 얼어붙은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지자체가 있는가 하면, 일부는 실제 계약률이 당초 발표했던 현지 상담액과 가계약금액의 10%안팎에 그쳐 단체장이 인기를 얻기 위해 '부풀리기'를 했던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예상외 성과 커=대구시는 지난 95년이후 지난해까지 12차례에 걸쳐 43개국에 208개사를 파견, 8억5,000만달러를 상담하고 2억2,500만달러는 현지에서 가계약을 맺었다. 실제 수출실적도 지난해 11월말까지 4억2,100만달러에 달해 상담액 대비 계약성공률이 50%에 이르렀다. 경남섬유의 경우 지난해 3월 스페인, 인도 등 3개국 시장개척단에 참여해 46만달러를 가계약했으나 인도의 현지 바이어가 추가 수입을 위해 조만간 직원 파견을 요청하는 등 2배 이상의 수출실적을 올리고 있다. 울산시도 짭짤한 재미를 보고 있다. 지난 99년 유럽과 중국, 베트남 등 5개국에 25개사가 현지상담을 벌인 결과 수출실적이 지난 98년 1,800만달러보다 2배 이상 증가한 4,000만달러에 달했다. 특히 울산배원협 등 5개사는 시장개척을 다녀온 후 첫 수출 물꼬를 텄으며 비닐봉투를 생산하는 한일그라비아는 해마다 100만달러 이상의 수출주문을 받고 있으나 생산능력이 달려 물량을 늘리지 못할 정도로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전시성'겨냥 부풀리기도=하지만 시장개척단이 귀국직후 대내외에 발표한 현지 상담액 및 가계약 금액과 실제 계약실적이 크게 다른 곳도 많다. 대전시의 경우 지난해 중동과 유럽, 중국 등지에 2차례 시장개척단이 다녀온 후 6,619만달러를 상담, 3,221만달러의 계약이 예상된다고 발표했으나 실제 계약금액은 지난해 고작 28만달러에 그쳤다. 전남도 역시 마찬가지 경우. 지난해 10월 인도ㆍ미얀마ㆍ말레이시아에 12개사를 파견해 1억4,500만달러의 상담실적을 올렸다고 발표했지만 6개월이 지난 현재 수출이 성사된 곳은 1개사 50만달러에 지나지 않는다. 광주시도 지난해 5월 프랑스 등 유럽지역에 13개업체가 시장개척에 나서 1억8,000만달러의 계약을 성사시켰다고 발표했으나 현재 2,487만달러만 수출하는데 그쳐 성공률이 10%를 겨우 넘어서고 있다. 경기도는 실제 계약금액을 파악조차 못하고 있다. 지난해 중남미, 동남아, 유럽, 중동 등지에 5차례에 걸쳐 모두 57개 업체를 파견해 966건, 1억480만달러를 상담하고 예상 계약액이 120건, 581만달러에 달한다고 밝혔으나 1년이 지나도록 실제 계약실적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 ■ 해외개척단 성공하려면 올해 전국의 지자체가 파견하는 시장개척단만 모두 51회에 이른다. 각종 조합 협회 등 유관 기관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파견하는 20회 등을 합칠 경우 연내 출발하는 시장개척단은 무려 85회에 달한다. 또 해외시장 개척에 나서 실제 계약이 성사되려면 샘플검증과 신뢰구축 등 기본절차를 밟는데 최소 6개월, 길게는 2~3년이 걸리는 현실을 무시하고 지자체장들이 무리하게 실적을 과대포장, 발표하기도 한다. 이에 대해 업체관계자들은 "개별업체가 해외시장 개척에 나선다는 것 자체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만큼 해외개척단은 더욱 활성화돼야 한다"면서 "그러나 민선단체장들의 치적홍보 수단으로 악용하지 말고 내실있는 해외시장 개척이 되도록 방문지 선정, 기초적인 시장조사 등 지자체의 세심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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