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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앞 대안공간 루프가 세계 각국에서 디지털 사진 작업을 하는 작가들의 작품을 모은 사진전 ‘비트맵(Bitmap)’을 17일 개막한다. 한국을 포함해 약 10개국 기획자 16명이 추천한 작가 27명의 디지털 사진 파일을 한국에 있는 컴퓨터 서버로 전송받아 작가들이 원하는 색조나 크기대로 인화해 전시하는 방식으로 국내에서는 처음 시도되는 전시다. 대만의 대니얼 리, 한국의 박형근, 일본의 마사오키 사노 등이 주목할만한 작가들이다. 세미나도 마련됐다. 디지털 사진의 영역과 정체성, 사진의 복제성의 문제와 문화위계 등 디지털사진의 데이터가 갖고 있는 독창성의 의미에 대해 짚어볼 수 있는 기회다. 루프의 서진석 디렉터는 “100-300Mb에 달하는 대용량 디지털 사진들이 아날로그사진의 미적수준에 어느 정도 다가갔는지, 조만간 아날로그와 디지털 사진의 경계가 사라질 가능성은 있는지 등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전시”라며 “디지털 매체의 예술성을 토론하는 행사는 있었지만 현대미술에서 디지털 사진 장르에 대한 전문가들의 담론형성을 위한 세미나는 국내 처음”이라고 소개했다. 이번 행사에서는 지역적 한계를 뛰어넘는 디지털 사진의 생산 방식에 대한 의미를 짚어본다.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이동하면서 사진이라는 형태가 완성돼가는 과정은 지역적 한계를 뛰어넘는 새로운 형태의 작품 생산과 수용 방식이다. 한편 99년 마포구 상수동에서 시작한 대안공간인 루프는 서교동의 지하 갤러리 시대를 거쳐 지난해 규모를 확장해 홍대 앞에 새 공간을 마련하고 올해 본격적으로 작가공모와 기획전 등을 진행한다. 루프는 젊은 작가들에게 전시 공간을 제공하는 대안 공간이지만 1년전 미술계의 큰손인 ㈜아라리오 산업개발과 협력계약을 체결해 매월 일정액을 지원 받고 있다. 전시기간은 다음달 14일까지. (02)3141-10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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