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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무줄'식 기업가치 평가 다시 도마에

검찰이 현대오토넷과 본텍 합병 과정에서 평가업무를 담당했던 삼일회계법인을 전격 압수수색하면서 인수합병(M&A) 과정의 기업가치 평가가 세밀한 기준없이 너무 자의적으로 이뤄지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다시제기되고 있다. 검찰의 삼일회계법인 압수수색은 현대오토넷이 본텍을 흡수합병하는 과정에서본텍의 가치를 의도적으로 높게 산정했는 지에 대한 단서를 잡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본텍의 가치가 부풀려졌을 경우 결과적으로 본텍의 주주인 글로비스의 기업가치가 상승하기 때문이다. 특히 정의선 사장이 보유중이던 본텍 지분을 매각한 지난해 9월과 현대오토넷이본텍 합병을 결의한 11월의 평가 금액이 지나치게 차이가 난다는 지적이 '주가 부풀리기' 의혹을 키우는 대목이다. 정 사장 지분 매각 당시 9만5천원이던 주가가 불과 두달 뒤에 이뤄진 평가에서23만3천553원으로 2.5배나 급등했다는 점이 의혹의 핵심이다. 합병 평가의견서 제출 당시 삼일회계법인은 본텍의 주당 자산가치를 2만8천571원으로, 수익가치는 37만208원으로 책정했다. 또 자산가치와 수익가치를 2대 3의 비율로 가중산술평균해 합병가액을 결정했다. 흡수되는 기업의 수익가치는 대체로 합병 성사 가능성과, 합병후 얻을 수 있는수익 정도를 감안해 산출되된다. 핵심은 이 과정에서 합병 이후 매출과 이익 추정에 있어 자의적 해석이나 의도적인 주가 부풀리기가 개입할 여지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본텍의 경우 합병성사를 전제로 한 수익가치는 합병일이 포함된 회계연도(2005)와 그 다음 회계연도(2006)의 이익을 추정하고 이를 2대 3의 비율로 산술평균해 평균 추정이익을 계산한다. 당시 삼일회계법인이 추정한 본텍의 2005회계연도 경상이익은 379억원이지만,합병 후인 2006회계연도 경상이익 추정치는 644억원으로 대폭 늘어나는 것으로 됐다. 삼일회계법인은 "매출액 추정시 완성차 업체인 현대차와 기아차의 2005년과 2006년 생산계획을 기초로 사용했다"고 밝혔다. 이를 토대로 양 회계연도 평균 주당추정이익 1만7천603원이 나왔고, 이를 자본환원율 4.75%로 나눠 37만208원의 수익가치를 산출했다는 해명이다. 그러나 기업합병 등의 경우 증권거래법상 수익가치 산정에 관한 규정은 합병당해 및 이듬해 이익을 추정, 이를 2대3의 비율로 산술평균해 계산한다는 정도여서얼마든지 자의적인 평가가 개입될 소지가 많다는 게 증시전문가들의 평가다. 이에따라 기업인수.합병은 물론 기업분할, 유상증자, 공모가 산정 등의 경우에 대주주나 특정집단의 이익을 위해 기업가치가 고무줄식으로 늘어나거나 줄어드는 사례가 빈번한 실정이다. A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수익가치 산정 방식이나 기준이 모호하기 때문에 의도적인 주가 부풀리기가 개입될 여지는 충분하다"고 말했다. B증권사 애널리스트도 "불과 두달 새 주당 가치가 2.5배 규모로 커진다는 것은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두 차례 평가중 한쪽이 잘못됐거나 의도적인 주가 부풀리기가 있었을 여지도 있다"고 말했다. 더욱이 카오디오 생산 업체인 본텍의 경우 상장사 가운데 현대오토넷 외에는 비교 대상이 없어 상대가치를 적용할 수 없었다는 점도 주가 부풀리기가 개입할 여지를 키웠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삼일회계법인은 당시 평가 의견서에서 자본금, 매출규모, 주요재무비율, 주당수익력 및 제품구성비 등을 고려할 때 유사 상장회사가 2개 이상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상대가치 적용은 고려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아울러 당시 평가의견서 작성을 담당했던 삼일회계법인의 한 이사는 "보고서 내용은 공정했다"며 "공식 보고서를 제출했고, 그 외에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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