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선과 오만의 극치' 野 강력 반발

4일 청와대의 갑작스러운 유시민 의원 보건복지부 장관 내정 발표를 열린우리당 지도부는 일단 받아들이기로 했다. 전병헌 대변인은“당 의장 등 지도부가 모여 협의한 결과 인사권자의 의사를 존중하기로 했다”고 논평했다. 하지만 당내에선 반발기류가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일각에선 집단행동 움직임도 감지된다. 문병호 의원 등 초ㆍ재선 의원 18명은 유감 성명을 내고 “향후 당ㆍ정ㆍ청 관계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했다. ‘코드인사’라며 비난했던 한광원 의원은 “유 의원과 당 중 유 의원을 선택한 것 아니냐. 우리는 버림받은 자식”이라고 말했다. 반면 유 의원의 입각을 옹호했던 친노(親盧) 계열은 이번 결정을 반겼다. 의정연구센터 소속 이화영 의원은 “유 의원이 잘 할 것”이라며 “국민연금 개혁 등을 이끌며 노 대통령을 잘 보조할 것”이라고 지지했다. 한편 유 의원의 내정 발표가 거의 기습적으로 이뤄지면서 5일 유 의원 입각 문제를 논하기로 돼 있던 당청 만찬은 ‘반쪽 만찬’이 될 것 같다. 전 대변인은 “단일 의제가 아닌 만큼 예정대로 열릴 것”이라고 했지만 유재건 비상집행위원 등 참석 당사자들 중 다수는 불쾌감을 표하며 ‘불참’의사를 밝히고 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 등 야당은‘독선과 오만의 극치’라며 강력 반발했다. 이계진 한나라당 대변인은 “유 의원에게는 늦은 시기 장관직을 얻었다는 뜻으로 ‘만시득관(晩時得官)’, 줄여서 ‘만득이’란 아호를 붙이겠다”고 비꼬았다. 민주당은 한술 더 떴다. 유종필 대변인은 “과거 농구팀 기아자동차에 ‘허재ㆍ강동희ㆍ김유택’을 일컬어 환상의 트리오, ‘허동택 트리오’라고 불렀다. 이번 개각으로 이제 ‘노무현ㆍ이해찬ㆍ유시민’ 즉 ‘노해민 트리오’ 내각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며 코드 인사라고 맹공했다. 박용진 민주노동당 대변인은 “노 대통령이 유 의원 입각을 고집한 것은 집권 후반기 통치 전략과 관련이 있다”며 “이젠 (동지였던) 열린우리당까지 전략의 대상으로 삼는다는 사실이 놀랍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