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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탈출행렬 어디까지
입력2003-03-05 00:00:00
수정
2003.03.05 00:00:00
코스닥 등록기업들의 탈(脫) 코스닥 바람이 불고 있다.
코스닥시장에서 기업은행에 이어 최고 우량주로 평가되는 강원랜드도 이사회에서 거래소 이전방침을 확정했다. 또 코스닥시가총액 1위 기업인 KTF와 SBS, 엔씨소프트 등 굵직한 기업 10여개사가 거래소 이전을 검토중이다.
코스닥증권시장을 비롯한 코스닥 유관기관들은 망연자실한 표정이다. 대내외적인 악조건 때문에 지수가 30대로 추락하고, 시장의 버팀목이 될 수 있는 시가총액 상위기업들이 연이어 탈출하겠다고 나서는 데 묘책은 찾을 수 없다 보니 관계자들은 한숨만 내쉬고 있다. 코스닥증권시장 고위관계자는 “거래소 이전은 기본적으로 기업의 자유”라며 “막고 싶어도 막을 방도가 없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우량기업들이 코스닥시장을 떠나는 이유는 크게
▲주가조작등 불공정거래 행위가 판을 치고 대주주와 경영진들의 회사돈 횡령등 모럴 해저드가 만연돼 시장자체가 투자자들로부터 제대로 평가를 받지 못하고
▲그결과 코스닥 등록기업이라는 타이틀이 회사이미지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한 때 `황금시장`으로 여겨져 등록기업과 투자자들 모두를 열광케 했던 코스닥시장이 어떻게 이지경까지 온 것일까. 증권사의 한 애널리스트는 “코스닥 등록기업 860여곳중 300개 정도는 퇴출돼야 한다”며 “대주주들의 도덕적 해이가 만연해있고 펀더멘털로는 보잘 것 없는 기업들이 판을 치는 데 시장이 잘 돌아간다면 그것이 더 이상하다”고 일침을 가했다.
코스닥시장은 강원랜드의 거래소 이전을 막기위해 정부에 기대를 걸고 대주주인 산업자원부를 찾아가 강원랜드의 거래소 이전은 안된다고 `읍소`했다고 한다.
어려운 때일수록 기본으로 돌아가는 자세가 필요하다. 정부를 찾아 호소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믿고 신뢰할 수 있는 시장을 만드는 일이다. 과감한 퇴출장치를 마련, 시장을 좀 먹는 기업들을 과감히 속아내고 철저한 등록심사 과정을 마련, 제대로 된 기업들의 무대를 만드는 대수술에 나서야 할 것이다.
<이학인기자(증권부) leej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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