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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료감응 태양전지는 인위적으로 합성한 염료가 빛을 흡수해 전기로 바꿔주는 전지다. 발전원리가 식물의 광합성작용과 비슷하다. 소재와 공정이 기존의 반도체를 이용한 태양전지에 비해 저렴하고 친환경적이어서 새로운 친환경기술로 각광받고 있다. 염료감응 태양전지는 전자를 전달해주는 반도체막인 산화티타늄(TiO2)막과 빛을 흡수할 수 있는 염료, 산화된 염료를 환원시켜주는 전해질ㆍ상대전극이 핵심구성요소다. 고재중(61) 고려대 신소재화학과 교수는 이중 염료 개발에서 탁월한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염료감응 태양전지에 쓰이는 염료는 빛의 흡수영역과 금속 사용여부에 따라 크게 루테늄계 염료, 유기염료, 근적외선 염료 등으로 나뉜다. 태양광을 흡수해 얼마나 높은 광전환 효율을 보이느냐가 염료의 경쟁력을 좌우한다. 고 교수는 세계 최고 수준의 광전환 효율을 보이고 있는 염료를 잇따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고 교수가 개발한 루테늄계 염료는 최고 11%의 광전환 효율을 나타내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또 값이 비싸고 정제가 다소 어려운 루테늄계 염료를 대체할 수 있는 유기염료도 개발했는데 9.5%의 광안정 및 열적안정을 확보했다. 이같은 효율은 상용화를 고려했을 때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고 교수는 설명했다. 그는“최근 건물일체형 염료감응 태양전지 시장에서는 근적외선을 흡수해 눈의 피로가 적은 파랑색계의 염료가 각광을 받고 있는데 광전환 효율이 6.3%인 근적외선 염료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고 교수는 자체 개발한 염료를 기반으로 국내 한 기업과 함께 모듈과 태양광 패널을 직접 만들어 올해 초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제작해 선보이는 등 염료감응 태양전지의 활용도를 높이는데 앞장서고 있다. 이러한 기술들은 기업들에 활발하게 이전되고 있다. 전세계 태양광 산업은 2000년대 들어 연평균 40% 이상의 높은 성장률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기준 세계 태양전지 시장은 약 350억 달러(38조5,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중 염료감응 태양전지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5% 정도다. 고 교수는 “염료감응 태양전지는 기존 실리콘계 태양전지에 비해 가격이 절반 또는 3분의 1 가량 저렴하기 때문에 앞으로 비중이 더욱 늘어날 것이며 다양한 형태로 제작할 수 있어 주택이나 자동차뿐 아니라 휴대폰이나 노트북 충전용, 보온성 옷 등 활용 분야가 넓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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