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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물류파업에 중소기업 신음
입력2003-07-02 00:00:00
수정
2003.07.02 00:00:00
“모두다 망하자는 겁니까”
화물연대, 철도 등 운송업계의 잇딴 파업에 대해 한 중소기업 사장은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자기 밥그릇만 챙기겠다는 파업은 명분도 없고 실리도 없다”며 “거대한 힘을 가진 운송업계가 기침 한번 하면 중소기업들은 죽을 병을 앓는다”고 하소연했다.
최근 운송업계의 명분없는 파업을 바라보는 중소기업계의 시선은 곱지 않다. 경기가 침체돼 경영이 어려운 상황에서 불가항력적인 외부 악재로 설상가상의 상황에 빠진 중소기업 사장들은 “한국을 떠나고 싶다”란 말을 서슴지 않고 내뱉고 있다. 비단 사용자들만이 아니다. `쥐꼬리 만한` 월급을 받으면서 열악한 근무여건, 복지조건 속에서 일하고 있는 대부분의 중소기업 직원들도 이들의 파업을 바라보며 심한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고 있다.
인천 금형업체의 생산라인에서 근무하는 한 노동자는 “체력이 약한 중소기업들은 이 같은 일이 자꾸 발생하면 자칫 망할 수도 있어, 일터를 잃을 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다”며 “일자리 유지에 급급한 중소기업 노동자들은 급여조건, 근무환경 등에 대해 목소리 한번 내기도 힘든 실정이다”고 전했다.
최근의 무리한 파업은 기존의 건전하고 생산적인 노조활동까지 폄하시키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 산업발전시대에 노동착취에 맞서 노동자의 권리를 위해 투쟁하고, 군사정권 시절 민주화의 선봉에 나섰던 공 마저 무너질 위기에 처해있는 것이다. 실제로 일부 중소기업 전문가들은 귀족화 한 대기업 노조가 임금과 복지수준 등을 턱없이 올려놓았기 때문에 인력이 대기업으로 몰려 중소기업의 인력난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이런 점에서 철도노조가 지난 1일 파업을 마무리한 것은 다행스런 일이다. 하지만 화물연대가 오는 6일 재파업 여부를 묻는 투표를 앞두고 있는 등 불씨는 아직 살아있다. 이른바 `귀족노조`라 불리는 대기업, 공기업 노조는 국민여론을 확보하지 못한 노조활동이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할 수 밖에 없다는 점을 다시 한번 되새겨야 한다.
<김민형기자(성장기업부) kmh204@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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