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곤·저소득층 희귀난치성 질환자 내년부터 건보가입자로 전환

최저생계비를 약간 웃도는 빈곤층이나 저소득층(차상위계층)의 희귀난치성 질환이나 만성질환 환자들은 의료급여 대상에서 건강보험 가입자로 전환된다. 의료급여는 정부가 의료비 일체 또는 대부분을 직접 지원하는 대표적인 저소득층 지원제도다.

보건복지부는 차상위계층 의료급여제도를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건강보험체계로 전환하는 내용의 ‘국민건강보험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한다고 27일 밝혔다.

오는 2008년에는 차상위계층 중에서 의료급여 1종 수급자인 혈우병과 백혈병 등 희귀난치성 질환자, 2009년부터는 의료급여 2종 수급자인 당뇨ㆍ고혈압 등 만성질환자와 18세 미만 아동이 건강보험 가입자로 바뀌어 건강보험체계 내에서 ‘본인부담 특례대상’으로 관리된다.

차상위계층 의료지원체계 전환으로 의료급여 수급자에서 건강보험 가입자로 바뀌는 차상위계층은 지난 3월 현재 희귀난치성질환자 1만7,708명, 만성질환자 6만9,514명, 18세 미만 아동 11만3,766명이다.

복지부는 2004년에 건강보험료 체납 가구 중 상당수가 차상위계층 등 빈곤층이라고 보고 희귀난치성 질환, 만성질환을 앓는 차상위계층 환자를 의료급여 대상자에 포함해 치료비를 대주는 등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에 한정됐던 의료급여 혜택을 차상위계층 등 저소득층으로 확대한 바 있다.

이번 조치는 ‘2004년 이전’으로 되돌아갈 가능성이 높아 빈곤층에 대한 정부의 의료지원 축소ㆍ후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또 국가세금인 의료급여기금에서 내던 차상위계층 의료급여 수급자의 의료비를 건강보험재정에서 부담하게 됨에 따라 건강보험재정에 적자요인으로 작용하고 일반인들의 건강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적지않다.

이에 대해 복지부 보험정책팀 주정미 팀장은 “차상위계층 희귀난치성 질환자는 기존처럼 법정 본인부담 없이 만성질환자나 18세 미만 아동도 기존에 부담한 수준의 의료비만 내면 되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건강보험 적용으로 발생하는 본인부담금 등의 차액은 국가에서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현재 건강보험 재정수지가 적자로 줄어들 확률이 높아짐에 따라 방침이 지속될 수 있을지는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복지부는 차상위계층 의료지원체계 변화에 따라 시ㆍ군ㆍ구에서 실시하던 차상위계층 의료지원사업을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맡도록 했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부담이 건강보험공단으로 이전되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