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우리 국민이 해외여행에서 사용한 비용이 100억달러(10조원)를 넘어서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에 따른 부가가치세 손실만도 1조원에 이르고 있는 실정이다. 30일 한국은행과 한국관광공사 등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10월 말까지 우리 국민이 해외관광을 하면서 지출한 외화는 총 95억8,79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77억5,200만달러에 비해 23.7%나 급증했다. 이는 지난해 전체 지출액인 94억9,880만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올 하반기 들어 해외여행 지출액이 매달 8억~11억달러에 달한 점으로 미뤄 이달 들어 이미 100억달러를 훨씬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이 기간 동안 해외 출국자 수는 850만2,906명으로 해외관광객 1인당 평균 1,130달러를 지출한 셈이다. 이는 지난해 1인당 평균 지출액인 1,080달러보다 4.6% 늘어난 것이다. 100억달러에 이르는 돈이 국내에서 소비됐을 때 거둬들일 수 있는 부가세만 해도 1조원 규모. 결국 해외소비 증가는 국내 세수 상황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반면 올 들어 10월 말까지 외국인 관광객이 우리나라를 여행하면서 사용한 외화는 44억5,8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47억6,790만달러에 비해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1인당 평균 지출액은 890달러로 2003년 1,120달러와 지난해 980달러에 이어 3년째 감소세가 계속되고 있다. 한은의 한 관계자는 “일반여행수지는 2001년부터 적자로 돌아서 계속 적자폭이 커지고 있다”며 “특히 외국인들의 국내여행지출이 지난해 되살아나는 듯했으나 올 들어 다시 주춤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조기 유학붐이 계속되면서 해외 유학ㆍ연수비용은 10월 말까지 27억6,170만달러에 달해 역시 지난해 전체 액수인 24억8,720만달러를 넘어서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