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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금은 쌈짓돈?

'뉴딜'이어 벤처활성화에도…<br>구체적 실현방안 없이 경기부양 때마다 거론 "무리한 끼워넣기"

정부가 핵심 경기부양 대책을 마련할 때마다 연기금 활용책을 ‘전가(傳家)의 보도(寶刀)’처럼 사용하면서 효용성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일부에서는 구체적인 실현 방안 없이 연기금을 무리하게 정책 도구로 끼워넣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26일 재정경제부 등 관계 당국에 따르면 ‘한국형 뉴딜(종합투자계획)’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수조원 규모의 연기금 활용책을 내놓아 문제를 일으킨 가운데 지난 24일 발표한 벤처 활성화 대책에서도 금융기관ㆍ벤처캐피털과 함께 연기금을 3대 시드머니(종잣돈)로 내걸었다. 연기금이 벤처기업의 전환사채(CB)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투자할 경우 손실위험을 재정(기술신용보증기금)을 통해 보증서 떼이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연기금을 통한 벤처 양성의 실효성에 대해서는 벤처업계뿐 아니라 정부 당국자들조차도 회의 섞인 목소리다. 벤처 대책 마련에 참여했던 정부의 한 관계자는 “연기금이 주식투자에도 소극적인데 위험성이 높은 벤처에 얼마나 투자하겠느냐”며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주무 당국인 재경부의 금융정책국도 마찬가지다. 김석동 금정국장은 “연기금에 보다 많은 포트폴리오를 제공해주기 위한 차원”이라면서도 “당장의 효과를 거두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투자 여부는 순전히 연기금이 판단하는 것”이라고 언급, ‘논란의 예봉’을 피해나갔다. 결국 정부로서는 정책의 주요 재원을 실현 가능성도 높지 않은 상황에서 끼워넣은 셈이 된 것이다. 한국형 뉴딜을 마련하는 과정에서도 재경부는 야당은 물론 보건복지부 등 정부 내에서까지 ‘무리한 동원(?)’이라는 비판을 받고 난 뒤에야 “투자 판단은 연기금이 하는 것”이라며 생명보험사 등 여타 투자자들을 새로운 재원으로 내세우기도 했다. 민간 연구기관의 한 관계자는 “사회간접자본(SOC)을 중심으로 한 뉴딜도 위험성 때문에 지적받은 마당에 ‘고(高)위험’의 전형인 벤처에 연기금을 투자 재원 중 하나로 끼워넣은 것은 문제가 있다”며 “돈 문제에 관한한 보다 현실성 있는 접근이 필요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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