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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은행, 美시장 진출 '속앓이'

FRB "대주주 테마섹 적격성 문제있다"<br>CBB 인수계약 10개월째 승인 안해

하나금융지주가 미국의 교포 은행인 커먼웰스비즈니스은행(CBB) 인수를 통해 미국 시장 진출을 추진 중이나 정작 미국 금융당국이 이를 승인하지 않아 속을 태우고 있다. 5일 금융계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는 지난해 10월 CBB 인수계약을 체결한 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에 승인을 요청했으나 FRB는 대주주의 적격성 문제를 이유로 부정적인 견해를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FRB는 “하나금융의 대주주인 ‘테마섹(싱가포르 국부펀드)’이 비금융 자본으로 대주주 적격성에 문제가 있다”는 입장이다. 테마섹은 지난 6월 말 현재 하나금융 지분 9.62%를 갖고 있는 최대주주다. 국내의 경우 은행 지분이 10%를 넘지 않으면 당국으로부터 지분 인수에 대해 승인을 받을 필요가 없지만 미국은 지분이 5%를 넘으면 대주주로 간주해 무조건 금융당국의 승인을 얻도록 하고 있다. 이에 따라 테마섹은 국내에서는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받을 필요가 없지만 미국에서는 지분이 5%를 넘어 적격성 심사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미 당국은 법이나 규정으로 펀드의 은행 지분 인수를 막지는 않고 있다. 하지만 펀드가 은행 대주주가 되면 펀드 주주 구성부터 운용 내역 등 상세한 내용을 당국에 보고해야 하는 등 엄격한 기준을 적용함으로써 사실상 펀드의 은행 지분 인수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 2003년 사모펀드인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인수하면서 외환은행 미국 법인을 일제히 폐쇄한 것도 이처럼 까다로운 보고 규정을 피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국내 금융회사는 국내 금융당국으로부터 해외 자회사 편입을 승인받은 시점부터 6개월 이내에 이를 이행해야 한다. 지난해 12월 금융위원회로부터 자회사 편입 승인을 받은 하나금융은 올들어 6월까지 미 당국의 승인을 받지 못하면서 인수 자체가 무산될 위기에 처했었다. 금융위가 6월 이행기간을 6개월 연장하면서 일단 무산 위기는 넘겼지만 FRB는 입장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다. CBB는 2005년 3월 설립된 한인 교포은행으로 지난해 9월 말 현재 총자산 2억6,190만달러, 자기자본 4,100만달러 규모의 상업은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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