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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도시 건설로 아파트값 잡힐까
입력2003-05-09 00:00:00
수정
2003.05.09 00:00:00
정문재 기자
경기도 김포시 양촌면과 파주시 운정지구 등 두 곳에 신도시가 들어선다. 규모는 양촌지구 480만평ㆍ운정지구 275만평으로 각각 21만명과 14만2,000명의 인구를 수용하게 된다. 내년 말까지 개발계획을 확정하고 2006년부터는 주택분양을 개시한다. 지난 1990년대에 조성된 5개 신도시에 이어 수도권에 또다시 2개의 신도시가 생겨나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신도시는 서울 강남 수준의 주거지역을 공급해 수도권 집값을 안정시키겠다는 정부의 당초 의도와는 달리 역부족이라는 느낌이다. 낙후된 한수(漢水) 이북지역의 균형발전이라는 측면에서는 어느 정도 수긍이 가나 두 곳 모두 서북부에 위치해 있다는 점에서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다.
건교부가 양촌과 운정지구를 신도시로 확정한 것은 수도권의 균형발전을 위한 선택으로 볼 수 있다. 한강 이북지역은 그 동안 군사 전략상의 이유로 남부지역에 비해 소외돼 온 것도 사실이다. 교통망은 물론 생활 기반시설도 낙후돼 일산 신도시나 대로변을 제외하고서는 아직도 시골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 곳이 대부분이다. 따라서 개발이 완료됐거나 한창 진행중인 남부에 비해 비교적 부지를 구하기 쉽고 과밀이 덜하다는 점에서 낙점이 된 것이다.
이번에 확정된 2개 신도시에 대해 부동산 시장의 반응은 대체로 부정적이다. 우선 입지조건이 서울 서북부에 편중돼 있다는 점이 그렇고 강남과는 거리가 너무 멀어 강남의 아파트 값을 잠재울 수 있을지도 미지수라는 지적이다. 또 신도시가 제대로의 역할을 해내려면 자족기반을 갖추어야 하는데 고용을 창출할 수 있는 도시형 공장이나 일반회사의 유치가 얼마나 가능 하느냐 하는 문제도 있다.
이에 대한 해답은 5개 신도시의 경험에서 찾을 수 있다. 5개 신도시는 서울의 구역을 확대해 놓았을 뿐, 거의 실패한 것이나 다름없다. 자족기반이 없기 때문에 이들 지역의 샐러리맨들은 대부분 서울로 출퇴근, 밤낮없이 교통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인구분산 효과도 기대했던 만큼 이뤄지지 않았다. 오히려 인구의 수도권 집중만을 불러 전 인구의 절반 정도가 수도권에 몰려 있는 셈이다. 자칫 신도시 두 곳도 서울의 베드타운으로 전락하지나 않을까 우려된다.
지난날의 잘못을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서는 자족기반을 강화해야 한다. 여기에 곁들여 대중교통시설, 특히 전철을 먼저 건설, 교통난부터 해결하는 자세로 건설에 들어가야 한다. 일본이 신도시를 개발할 때 민간업자에게 전철 부설권을 부여하면서 역사(驛舍) 개발권을 주는 방식도 도입해 볼만 하다. 이왕 건설할 바에야 21세기형, 제대로 된 신도시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정문재기자 timothy@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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