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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 ‘셀 코스닥’ 언제까지
입력2003-04-10 00:00:00
수정
2003.04.10 00:00:00
이학인 기자
기관들이 코스닥시장에서 순매도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기관은 지난달 21일 코스닥시장에서 74억원을 순매수한 것을 끝으로 이후 3월24일부터 4월10일까지 13일 연속(거래일 기준) 순매도로 일관하면서 728억원의 주식을 팔아치웠다. 이는 같은 기간동안 외국인과 개인이 각각 207억원(KTF자전거래 제외), 619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상승을 견인한 것과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인터넷주 등 차익실현= 기관들의 순매도세가 가장 집중된 종목은 NHN으로 이 기간동안 440억원 어치를 팔았다. 또 옥션ㆍ네오위즈도 순매도 20위권안에 포진하고 있다. 인터넷주의 경우 외국인들이 사들이면서 주가가 상승해 기관들이 차익실현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강원랜드ㆍLG홈쇼핑도 각각 90억원과 76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하고 있으며, 최근 견조한 주가흐름을 보여온 탑엔지니어링ㆍ휴맥스ㆍ한성엘컴텍ㆍ인터플렉스 등 TFT-LCD, 디스플레이 등의 기술주들도 대거 매도하고 있다. 김호진 미래에셋증권 팀장은 “최근의 기관매도세는 환매자금 마련 등을 위한 것”이라며 “이익실현이 가능한 종목을 중심으로 매도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비중 축소 조짐도= 투신ㆍ보험 등 기관들은 유동성 등의 문제 때문에 코스닥시장에서 매입할 수 있는 종목을 20~30개로 한정하고 있다. 이 가운데 강원랜드ㆍ기업은행 등 시가총액 상위종목들이 줄줄이 거래소 이전을 선언하고 나서자, 코스닥 비중을 줄이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또 지난달말 확정된 2002년 결산에서 코스닥종목들은 IT경기 부진 등의 이유로 거래소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기관의 입장에서 위험도는 높으면서 실적은 저조한 코스닥종목에서 매력을 찾기는 어려워 비중을 줄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중소형 투신사 위주로 코스닥종목의 비중을 낮추려는 움직임이 감지된다”며 “일부에선 손절매 물량도 나오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물량출회 지속될 듯= 코스닥시장에서 기관이 추세적인 관점에서 순매수로 돌아서기는 당분간 어려울 전망이다. 오히려 코스닥시장이 상승할수록 차익매물의 출회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진단된다. 코스닥 활황기 때 설정된 펀드에 편입된 코스닥종목들의 절대다수가 매입가격에 못 미치고 있다. 주가가 일정수준 상승한다면 손실축소를 위해 매물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학인기자 leej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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