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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충실한 ‘보수 CEO’ 뜬다
입력2003-07-28 00:00:00
수정
2003.07.28 00:00:00
윤혜경 기자
”기본으로 돌아가라(Back to Basics)”
90년대 미국 경제 호황기때는 낯선 사업분야에 뛰어드는 `모험적인` 경영인들이 관심을 모은 반면 최근에는 핵심 브랜드와 사업에만 역량을 집중시키는 `보수적인` 경영인들이 빛을 발하고 있다.
MSNBC 인터넷판은 의류업체 갭은 유행을 타지 않는 기본 의류, 맥도널드는 햄버거, 하인즈는 케첩 등 많은 기업들이 일등 상품에 주력하는 경영의 `기본`으로 돌아가기 시작했다고 28일 보도했다.
혹자는 이러한 현상에 대해 초등학생들도 알만한 `상식`이 아니냐고 되물을 수도 있겠으나 미국의 기업인들은 최근 3년간의 불황기를 겪고 나서야 이 같은 기본을 깨달았다.
자동차 업체 포드 역시 문어발식 경영을 벌이다 최근 들어 선택과 집중에 치중하기 시작한 기업 중 하나. 90년대 포드를 이끌던 자끄 나세르는 전자 상거래, 부품 리사이클, 자동차 정비 사업 등 사업 다각화에 치중했지만 이는 결국 실패로 돌아갔다. 그러나 최근 창업주의 증손자인 빌 포드가 회사를 맡게 되면서 포드는 부수적인 사업을 정리하고 핵심 사업인 `자동차`에만 치중할 것을 선언했다.
스스로를 `기본에 충실한 CEO`로 부르는 생활용품 업체 프록터 앤드 갬블(P&G)의 A.G. 래플리 역시 경쟁력 없는 지프 땅콩 버터와 크리스코 오일의 생산을 중단하는 대신 P&G의 오랜 베스트 셀러 `팸퍼스`와 `프링글스` 등에 힘을 집중시키고 있다.
90년대 온라인 비즈니스에 진출하는 기업에 무조건 점수를 주었던 월가의 투자자들은 이제 `기본`에 충실하며 핵심 사업에만 역량을 집중시키는 기업으로 몰리고 있다.
미국 유통업체 시어스의 경우 최근 핵심 사업인 중저가 의류 판매에 치중하기 위해 수익성이 높은 카드 사업부문을 시티그룹에 매각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주가가 15%나 뛰었다.
제임스 칸탈루포 맥도널드 CEO가 서비스개선과 위생 관리에 치중하겠다고 선언한 이후 맥도널드가 보스턴 마켓, 도나토스 피자리아 등 수많은 자회사를 매각할 것이라는 소문이 무성해지면서 회사의 주가는 3월 이후 60%나 폭등했다.
한때 실적 전망을 부풀려 단기적인 주가 상승을 노리는 CEO들이 많았지만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CEO들은 장기 전망에 치중하며 단기 실적 전망을 최대한 보수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또 하나의 특징이다. 코카콜라, 질레트, 홈 디포 등이 그러한 예.
브랜드 컨설팅 업체 프로핏의 매니저 스콧 데이비스 “경영인들은 최근의 불황기를 겪으면서 가장 현명한 CEO는 바로 `보수적이고 회계 장부에 대해 책임을 질줄 아는 리더`라는 뜻 깊은 교훈을 얻게 됐다”고 말했다.
<윤혜경기자 light@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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