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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경제 경착륙" 곳곳서 경고음

"美 경제 경착륙" 곳곳서 경고음 FT誌, 임금 가파른 상승세·인플레조짐 우려 미국이 세계 경기 전반에 찬 바람을 일으킬 경기침체에 돌입할 가능성이 점차 고조되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 인하를 무색하게 하는 주가 폭락과 시장의 불안감 확산이 반영하듯, 미 경제는 당국의 의도와 달리 경착륙(하드랜딩)을 향해 치닫고 있다는 경고음이 여기저기서 새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는 지난 5일 뉴욕 증시의 주요지수 폭락이 경착륙에 대한 투자가들의 우려를 반영하는 것이라며, 시장에서 증폭되고 있는 불안기류 속에서 최근 FRB가 단행한 전격적인 금리 인하도 효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신문은 또 침체에 대한 우려와 달리 미국의 임금수준은 빠른 속도로 상승하며 인플레 조짐을 일으킬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긴장감이 한층 고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6개월간 임금이 지난 89년 이래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인플레가 현실로 나타날 경우 경기 연착륙을 위한 FRB의 통화정책은 제한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지난 90년대 미국의 불황도 FRB가 인플레를 억제하려던 데서 비롯된 것이었다며, 최근의 임금 상승에 대한 전문가들의 우려를 전했다. 시사주간지인 이코노미스트도 자체 개발한 'R-지수'를 근거로 미국이 지난해 4ㆍ4분기중 불황에 진입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최근호(6일자)에서 보도했다. 'R-지수'란 해당국의 신문지상에 불황(Recession)이라는 단어를 포함한 기사가 몇 번이나 게재됐는지 집계한 것으로, 경기 침체 여부를 가름하기 위한 지표. R-지수는 불황 초에 크게 상승하는 반면, 본격적인 불황기엔 소폭 증가세를 보이다가 불황 탈출기미가 보이면 급속도로 떨어지기 시작한다.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99년 봄부터 가을까지 불황 관련 기사건수가 200건에 그친 반면 지난 4ㆍ4분기에는 670건으로 급증하고 특히 12월 한달 동안에는 220여개 기사에 불황이란 단어가 등장했다며, 이는 미 경기의 경착륙을 알리는 신호로 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일부에서는 지난 3일 FRB가 0.5%포인트의 금리를 전격 인하한 것이 오히려 시장의 불안을 가중시킴으로써 경기 침체를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자금시장이 경색되고 미 재무부채권과 정크본드의 금리차가 지난 91년 침체기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벌어진 불안 상황에서 FRB가 초조한 기색을 보인 점이 오히려 중장기적인 상황을 악화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미 백악관의 제이크 시워트 대변인은 조지 W. 부시 대통령 당선자 등으로부터 쏟아지는 일련의 불황 경고에 대해 지난해 12월 실업률이 4%의 안정세를 유지하는 점을 들어 "일부의 어리석은 말 때문에 경기 논쟁의 초점이 흐려지고 있다"며 "올바른 정책을 선택한다면 경제 호황이 계속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일축했다. 신경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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