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M&A, 올해는 보기 힘들듯 증시 활황으로 주가 상승에 대선변수까지 겹쳐현대건설·하이닉스등 매각 내년으로 잇단 연기대우조선·대한통운은 하반기 매각 가능성 남아 “M&A시장, 올해 ‘빅딜’은 없다.” 현대건설에 이어 하이닉스 반도체의 매각 작업 역시 지지부진한 양상을 보이자 올해 M&A 시장은 개점 휴업 상태로 문을 닫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채권금융기관의 한 고위관계자 역시 “올해에는 작년과 같은 ‘빅 게임’을 관전하기 힘들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대우조선해양과 대한통운의 경우 채권단이 시장 환경에 따라 유동적으로 대응하겠다는 기본 방침을 유지하고 있어 그나마 ‘하반기 재료’로 불씨를 지피고 있는 정도다. 14일 산업계 및 금융계에 따르면 올해 M&A시장 매물로 거론됐던 기업 중 현대건설과 하이닉스반도체 매각작업은 사실상 내년 정권교체 이후로 연기됐다. 채권단의 한 고위 관계자는 “현대건설 이전에 하이닉스반도체를 먼저 매각하자는 채권단 일부의 주장이 있었지만 하이닉스는 현대건설 매각 이후로 수순을 잡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현대건설의 경우 여러 사정을 감안하면 정권이 바뀐 후에야 가능하기 때문에 하이닉스는 어쩌면 내년에도 팔기 어려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대형 M&A 줄줄이 내년으로=현대건설은 최근 수개월 사이에 주가가 급등해 19일 현재 7만5,000원에 육박했다. 이에 따라 매각가격 역시 6조원 안팎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주당 3만원 가량인 하이닉스 반도체 역시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고려하면 당장 매각할 경우 6조~7조원에 거래될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지난해 대우건설과 LG카드에 이은 대규모 ‘빅딜’을 올해는 기대할 수 없게 된 셈이다. 비디오콘-리플우드 컨소시엄과의 M&A가 결렬된 대우일렉트로닉스도 올해 M&A 작업 재개는 사실상 ‘물 건너’ 간 상태. 채권단이 ‘선 구조조정, 후 매각’으로 방향을 선회, 대우일렉트로닉스는 최근 강도 높은 인력구조조정 등에 착수했다. 대우인터내셔널 역시 내년 하반기쯤으로 매각 일정이 늦춰졌다. 지분을 갖고 있는 교보생명이 상장되고 지난해 발굴한 미얀마 가스전의 상업 가치가 확실해 져야 대우인터내셔널을 제 값에 팔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세 건의 M&A에 15조원 투입=국내 M&A시장의 ‘개점 휴업’ 상태는 지난해와 확실히 대조적이다. 지난해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건설업계 거물인 대우건설을 접전 끝에 인수했다. 인수가는 6조4,255억원. 신한지주 역시 하나지주와 박빙의 승부 벌이며 인수가 6조6,765억원에 LG카드 인수에 성공했다. 이밖에 이랜드의 까르푸 인수(인수가 1조4,800억원) 역시 ‘빅 딜’ 중 하나로 꼽힌다. 이 세 건의 M&A에 투입된 자금이 무려 15조원에 달했다. 작년 수준의 규모는 아니였지만 2005년에도 하이트맥주의 진로 인수(인수가 3조4,288억원), 두산그룹의 대우종합기계(현재 두산인프라코어) 인수(1조6,866억원) 등 크고 작은 M&A가 꾸준히 진행됐었다. ◇대우조선해양ㆍ대한통운이‘불씨’될 수도=올해 꺼져 가는 M&A시장의 불씨를 다시 살릴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되는 것은 대우조선해양이다. 산업은행의 한 고위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올 하반기가 매각하기에 가장 좋은 타이밍인 만큼 하반기에는 어떤 식으로든 매각방안을 내놓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 경우도 매각방안을 내놓겠다는 의미이지 매각 작업을 마무리하겠다는 의미가 아니란 점에서 여차하면 내년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채권단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의 방위산업 부문 처리 해법을 찾는데 시간이 좀 걸릴 수 있다”고 덧붙여 내년이후 M&A전망에 무게를 두고 있다. 대우조선의 인수 예상가는 7조원 가량. 그러나 일각에서는 조선업계 업황과 대우조선의 입지를 감안하면 8조원을 훌쩍 넘을 것이라는 계산이다. 이밖에 대한통운도 법원에 판단에 따라 하반기 매각 작업 개시가 가능한 매물로 거론된다. 게다가 대한통운의 경우 채권단 지분은 적고, 인수를 희망하는 기업은 워낙 많아 신속한 매각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입력시간 : 2007/06/19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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