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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회장 "나 포함 경영진 쇄신 고려"

"모두 책임질것"… 대대적 구조개혁 시사

준비한 메모 꺼내든 李회장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11일 일주일 만에 재소환돼 5시간가량 조사를 받은 뒤 오후7시께 귀가하기에 앞서 한남동 특검사무실에서 미리 준비한 메모를 꺼내 읽으며 "모든 책임을 지겠다"고 밝히고 있다. /김주성기자

이건희 삼성 회장은 11일 삼성 비자금 의혹에 대한 특검팀의 2차 소환조사를 받은 직후 “모든 것이 제 불찰이다. 도의적이든 법적이든 제가 모두 책임을 지겠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이어 “이번 일을 계기로 그룹 경영체제와 저를 포함한 경영진의 쇄신 문제도 깊이 생각해보겠다”고 덧붙였다. 이 회장의 이 같은 발언은 삼성그룹 구조 혁신과 더불어 대대적인 조직개편, 인적 쇄신 등 근본적인 변화를 시사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날 이 회장은 일주일 만에 삼성 특검팀에 재소환돼 5시간여의 조사를 마치고 오후7시께 특검 사무실을 나섰다. 이 회장이 특검 사무실에 들어갈 때는 한마디 말이 없다가 귀가할 때는 미리 준비한 메모를 꺼내 읽은 것으로 미뤄 즉흥적인 발언이라기보다 장기적인 고민 끝에 내린 결단이라는 분석이다. 이 회장은 ‘법적 책임을 지겠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라는 물음에 “책임진다고 하면 뜻이 넓어진다. 이 문제에 대해서 책임을 지겠다”고 답했다. 이 회장은 자신의 책임을 언급하면서 “아랫사람에게는 선처해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기소될 경우 경영 일선에서 물러날 의향이 있는지를 묻자 “생각해보겠다”고 답변했다. 특검팀은 이날 이 회장을 상대로 삼성 관련 의혹 전반에 대해 추가 보완조사를 실시했으며 경영권 불법 승계 과정에 이 회장 및 전략기획실의 개입이 일정 부분 확인된 만큼 사법처리 대상과 수위를 사실상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이 회장과 이학수 부회장, 김인주 사장이 에버랜드 전환사채 발행에 관여한 것으로 결론을 내려 세 명 모두 사법처리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서는 불구속 기소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지지만 이 부회장과 김 사장의 구속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한 특검팀은 최근 삼성전자에서 130억원의 뭉칫돈이 차명계좌로 입금돼 삼성전자 주식을 사는 데 쓰인 사실을 확인함에 따라 이 돈의 출처를 이 회장에게 집중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삼성전자 전산센터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으며 이 회장의 재산관리를 맡은 전용배 전략기획실 상무와 황태선 삼성화재 사장 등을 다시 불러 조사했다. 한편 특검팀은 삼성생명 차명주식의 실제 주인은 이 회장이고 지난 1월 특검 조사에서 거짓진술을 했다고 시인한 현명관 전 삼성물산 회장을 12일 다시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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