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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카드 협상결과 불신 시장 당분간 혼조 지속

채권단의 지원 결정에도 금융시장이 요동치는 것은 국내 시장이 그만큼 취약하다는 점을 말해주는 것이다. 더욱이 국내외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 당분간 혼조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이 애써 중재에 나서고 채권단이 대승적 견지에서 신규자금 지원을 결정했지만 자칫 시장불안이 지속될 수 있는 상황이다. 금융전문가들은 시장 불안 요인을 세가지로 꼽고 있다. 첫째, 채권단이 LG카드의 부도는 막아줬지만 협상 과정과 결과에 대해 시장이 신뢰하지 않는데다 LG카드의 향후 회생 가능성에 의구심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두번째 이유는 사회불안. 검찰의 정치자금 수사, 내년 봄 총선을 앞둔 정쟁 격화 가능성, 노사 갈등, 부안사태와 같은 집단 이기주의 등도 시장불안을 복합적으로 증폭시키고 있다. 세번째는 대외 요인이다. 이라크 문제 악화와 알카에다의 추가 테러 협박 등으로 미국을 비롯한 세계 금융시장이 위축된 것도 우리 금융시장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주가 급락, 환율 급등=종합주가지수는 17.13포인트나 급락하고 코스닥지수는 1.86포인트나 빠졌다는 점은 LG카드 사태와 직접적인 연관성은 찾기 어렵지만 취약한 증시여건을 그대로 말해주는 대목이다. 우리 증시의 유일한 매수세력인 외국인투자자들은 183억원어치를 순매도, 최근의 매도 우위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 외환시장에서는 환율이 5개월여만에 1,200원대로 올라섰다. 채권시장에서도 LG카드 사태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며 국고채 중심의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국고채금리는 하락세를 유지하는 반면 3년 만기 회사채(AA-) 금리와 외국환평기금채권 5년물 가산금리는 급등세를 타고 있다. ◇신뢰얻지 못한 LG카드 정상화 방안=채권단의 2조원 지원 결정으로 LG카드가 부도위기를 넘겼음에도 금융시장이 불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은 협상 과정과 결과, 향후 전망에 대해 시장이 신뢰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내수부진과 카드 영업 위축, 현금서비스 일시 중단에 따른 고객들의 불안감 등으로 문제가 다시 불거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투자자들이 우려하고 있다는 것. 여기에 세계 경제 회복 기미와 달리 국내 금융시장이 흔들리면서 원화 값이 급격히 떨어지자 외국인들이 주식 매수를 꺼리는 악순환이 형성될 조짐이다. 유동성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는 카드사들의 정상화에 대한 신뢰를 높이기 위해서는 하루빨리 자본을 확충해 부실을 줄이는 한편 경기회복이 소비로 연결돼 카드사들의 경영여건이 개선돼야 하나 상황은 불투명하다. ◇현금서비스 재개도 지연, 불안심리 가중=은행권에 이어 보험과 투신 등 2금융권도 만기연장에 동참하는 등 채권금융단의 지원이 본격화 됐지만 8개 채권은행들의 신규자금 집행이 지연되면서 LG카드의 현금서비스가 24일 오후 늦게까지 불통 상태였다는 점도 시장 불안요인으로 작용했다. 채권단의 한 관계자는 “자금지원은 이미 확정됐지만 상당수 은행들이 오후 늦게야 여신협의회를 개최한데다 자금지원을 위한 협약서 내용을 검토하느라 시간이 지연돼 자금집행이 예상보다 늦어졌다”고 말했다. LG카드가 24일 현금서비스와 가맹점 결제 등을 위해 필요로 한 자금은 교보생명의 매출채권 결제대금 3,015억원을 제외하고도 약 4,7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카드의 한 관계자는 “현금서비스가 지연되면서 당초 이날부터 현금서비스가 재개되는 것으로 믿었던 고객들이 잇따라 항의하는 등의 소동이 빚어졌다”고 말했다. 채권단은 24일중에는 어떻게 든 필요자금을 지원한다는 입장이지만 채권단과 LG간에 해결해야할 과제가 많다는 인상을 준 것 만으로도 상당기간 동안 시장 불안요인으로 남아 있을 전망이다. <이진우기자 rai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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