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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정기인사 "성과는 철저히 따졌다"

재계 정기인사 "성과는 철저히 따졌다" (서울=연합뉴스) 산업팀 관련기사 • [삼성인사] 경영 일관성·조직 안정 택했다 • [삼성인사] '최초·최고' 인재 대거승진 • [삼성인사] 李회장, 구조본 신뢰 재확인 • 삼성도 '코드인사?'…李총리 친형 사장승진 11일 삼성그룹이 정기 사장단 및 임원 인사를 발표함으로써 주요 그룹의 연말.연시 정기 인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삼성 이외에 LG, 현대.기아차 등 주요 그룹들이 인사를 완료했고 4대 그룹 가운데는 SK그룹만이 이달말께로 예정된 인사를 앞두고 있다. 중견그룹들도 대부분 인사를 통해 새 진용을 갖췄다. 지금까지 드러난 각 그룹들의 인사는 저마다 폭이 달랐고 조직의 안정이나 사기진작을 위한 발탁 등 강조점도 달랐지만 실적과 성과를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삼았다는 점은 공통적이다. 승진 또는 퇴직자의 면면이나 오너(소유경영자) 2, 3세의 전진배치 여부는 제각각이어서 그룹들이 처한 상황이 같지 않음을 반영했다. ▲ 성과는 철저히 따졌다= 삼성의 경우 지난해 환율급락과 고유가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실적을 올린 점을 감안해 삼성물산 상사부문을 제외한 전계열사의 최고경영자(CEO)와 그룹구조조정본부 핵심간부들이 모두 유임됐다. 삼성 관계자는 "계열사 CEO들의 유임은 현 경영진에 대해 이건희 회장이 전적으로 신임을 보내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삼성 인사에서는 또 맡은 분야의 업적에서 탁월한 성과를 거둔 공로자에게 수여되는 '자랑스런 삼성인상'의 올해 수상자 가운데 승진대상자 5명 전원이 현직급 재직기간에 관계없이 발탁승진되는 등 업적 위주의 승진 양상이 두드러졌다. 실적 중시는 앞서 실시된 LG의 인사도 마찬가지. LG전자의 이영하 부사장은 지속적인 수익구조 혁신을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영업이익률을 달성하는 한편 북미에서 디오스, 트롬 등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 구축을 통해 가전분야 글로벌 톱3에 진입하는 성과를 거둔 공을 인정받아 사장으로 승진했다. 석유화학 전문가로서 높은 실적을 실현한 공을 인정받은 LG화학의 권승혁 상무와 박영기 상무가 부사장으로 두단계 승진하는 등 업적이 뛰어난 임원들이 파격적으로 승진하는 경우가 많았다. 반면에 지난해 홍콩법인의 선물거래를 통해 대규모 손실을 기록한 삼성물산 상사부문의 정우택 사장, 노조 파업과 이에 따른 생산차질이 반복된 기아차의 김익환사장, 경영실적이 미진했던 LG화학의 노기호 사장 등은 '자의반 타의반으로' 또는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퇴진했다. ▲안정이냐 사기진작이냐 = 삼성그룹은 사장단 대부분을 유임함으로써 조직의안정을 기하는 한편 사상최대였던 지난해에 버금가는 대규모 승진으로 사기진작을 꾀하는 등 이번 인사를 통해 '두마리 토끼'를 동시에 노렸다. 삼성 사장단과 그룹 구조조정본부 핵심이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현위치를 유지함으로써 삼성은 계속되는 지배구조 논란과 국내외의 견제 움직임 등 어려운 여건아래서 절실히 필요한 조직 내 결속과 안정을 다질 수 있게 됐다. 반면에 자칫 위축될 수도 있는 구성원들의 사기를 진작하기 위해 모두 452명의 임원을 승진시켜 지난해의 455명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지난해 말 단행된 금호아시아나의 정기인사에서는 조종사 파업 여파로 적자가기록되는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박찬법 아시아나항공 사장과 신훈 금호건설 건설사업부 사장이 각각 부회장으로 승진되는 등 당초 예상보다 승진 폭이 컸고 신세계 역시 최근 몇년간 가장 많은 27명의 임원이 승진했다. 반면에 지난해 오너 일가 비리와 대북사업 좌초위기 등을 겪으며 시련에 처했던두산그룹과 현대그룹 등은 정기 인사의 범위를 최소화하면서 조직안정에 역점을 두는 모습을 보였다. ▲미래지향의 인사= 삼성그룹 인사에서는 '예비 CEO' 격인 부사장, 전무 승진자가 100명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삼성측은 "미래의 삼성을 걸머지고 나갈 차세대 CEO 후보군을 두텁게 하기 위한의도"라고 설명했다. 당사자인 삼성의 부사장, 전무들로서는 CEO 등정을 위해 더욱치열한 경쟁을 거쳐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LG화학은 고객 지향 마케팅 강화와 과감한 외부 인재 발탁, 젊고 유능한 인재중용 차원에서 능력과 성과가 탁월한 젊은 인재 13명을 상무로 발탁했다. LG텔레콤도 뱅크온 서비스를 성공적으로 런칭시켜 단기간에 우량가입자를 대거창출한 현준용 사업부장(38세)을 상무로 신규 선임했고 LG화학도 A.T.커니의 안세진컨설턴트(36세)를 산업재사업본부 마케팅전략 담당으로 과감히 신규 상무로 발탁 영입했다. 이밖에 삼성의 전체 임원 승진자 가운데 절반 가까이가 기술직군에서 등용되고LG필립스LCD의 연구개발(R&D) 주역 가운데 하나인 정인재 안양연구소장이 상무에서부사장으로 발탁되는 등 미래의 성장동력창출에 핵심 역할을 하게 될 기술직, 특히R&D 부문 유망주들의 진출이 두드러졌다. ▲2, 3세의 전진배치= 올해에도 경영일선에 전면배치되거나 승진을 통해 경영권승계에 한걸음 다가선 오너 2, 3세들이 많았다. 한국타이어 조양래 회장의 차남인 마케팅본부 조현범 상무는 전략기획본부 부사장으로 승진했고 대한항공 조양호 회장의 첫째딸 현아씨와 외아들 원태씨도 각각 상무보와 부장으로 승진해 '3세 경영체제 강화' 추측을 낳았다. 일진그룹은 허진규 회장의 장남인 허정석 일진전기 전무와 차남인 허재명씨를각각 일진중공업과 일진소재산업 공동 대표이사로 임명해 2세 승계 작업을 본격화했다. 현대백화점 그룹에서도 정몽근 회장의 차남인 정교선씨가 이사에서 상무로 승진해 장남인 정지선씨의 부회장 승진에 이어 2세 구도가 가시화됐다. 신세계에서는 이명희 회장의 사위 문성욱씨가 시스템통합업체인 신세계I&C의 상무로 영입돼 2세 경영권 승계와 관련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중견 이하 그룹에서 이처럼 2, 3세의 진출이 활발한 반면 4대 그룹에서는 오히려 경영권 승계와 관련된 움직임이 두드러지지 않고 있다. 삼성그룹의 경우 지배구조를 둘러싼 논란과 삼성에버랜드 전환사채(CB) 헐값배정 사건에 관한 재판 등 '대외여건'을 감안해 삼성전자 상무 4년차인 이 회장의 외아들 재용씨를 승진대상에서 제외했다. 이밖에 SK와 LG그룹에서도 2, 3세들에 경영권을 물려주기 위한 구체적인 움직임은 포착되지 않고 있으며 이미 기아자동차 사장으로 경영권 승계에 가장 근접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는 정의선씨의 경우 글로비스 상장을 둘러산 시비 등을 의식해 '잔뜩 몸을 낮추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입력시간 : 2006/01/12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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