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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거래관행의 개선
입력2003-11-12 00:00:00
수정
2003.11.12 00:00:00
서울 강남지역의 주택가격 상승에 대해 40%는 거품이라고 한다. 한국은행도 금융안정보고서(11.5)에서 강남아파트의 거품 우려를 제기했다. 이는 재건축 과열과 수도권 고교평준화 조치(01년)와 더불어 저금리에 따른 풍부한 유동성 등이 원인이 됐다. 최근 3년간 500조원의 부동산 불로소득이 생겼고 이는 50만명 정도의 주택, 땅 소유자에게 집중됐다는 주장이 있다. 반면 카드 빚으로 인한 자살과 납치사건, 신용불량자 등의 증가로 사회불안이 커지고 있다.
그 동안 우리 사회는 부의 축적 수단으로 부동산을 가장 선호하고 손쉽게 돈 버는 투기관행이 `한국병`으로 돼있다. 이를 어떻게 개선하느냐가 당면과제다. 땅투기, 로또 열풍 등 한탕주의 문화는 국부의 선순환을 저해하고 사회갈등과 반기업 정서로 까지 확대된다. 다수의 국민이 토지 공개념 도입을 요구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최근 주택가격이 급등하고 빈부격차가 확대되는 사회적 문제가 부각 돼자 정부는 `재건축시장 안정대책(9.5)`에 이어 `주택시장 안정 종합대책(10.29)`을 내놓게 됐다. 그 핵심은 투기지역에서의 주택거래신고제 도입, 양도세율을 최고 75% 인상, 주택담보인정비율 40% 하향조정 등이다. 일부에서는 그 실효성에 대해 비판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다주택자에 대한 보유세 중과 방침으로 급매물이 늘어 강남권 재건축 대상 아파트에 이어 핵심지역인 대치동, 도곡동 일대의 중대형 아파트의 호가도 최고 2억원까지 추락하고 있다. 강남불패신화가 흔들리고 일선 중개업소들은 거래가 거의 중단된 상태이다. 이 갑작스런 거래위축은 가뜩이나 침체된 내수시장을 더욱 어렵게 할 수 있다.
부동산 시장탄력성의 정책반영이 필수다. 부동산 가격의 장기간 하락은 가계채무의 상환능력을 약화시키고 소비위축에 따른 경기둔화를 초래한다. 또한 은행들의 자금운용을 크게 위축시킬 수 있다. 때문에 정부의 강력한 대책이 자칫 일본식 거품 붕괴 즉 자산 디플레나 금융파산으로 연결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지금은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신뢰회복이 시급하다. 그 정책일관성 유지와 법개정이 필수다. 여기서 보유세 개편방안이 정치권에서 쟁점이 되고 있다. 한나라당은 형평성을 고려해 급격한 인상을 반대하고 있다. 주택 실수요자들의 과중한 부담이 선결과제다. 하지만 우리나라 부동산 실효세율은 선진국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해 종합토지세를 선진국 수준으로 높여야 할 것이다.
다행히 정부는 부동산 급등지역을 중심으로 과표 현실화율을 공시지가의 36.1%에서, 내년 39.1%, 2005년에는 50% 등 단계적으로 높여나갈 방침이다. 이에 따른 재산세율 체계 확정과 더불어 임대사업자에 대한 보유세 감면혜택, 실거래가 여부에 따른 양도세 부과 등에 대한 세부기준 마련이 필요하다.
특히 수백조원에 달하는 부동자금의 생산적 흐름을 위해 새로운 투자기회가 제공돼야한다. 최근 금융협회장-시중은행장들의 새 주식연계형 금융상품의 판매결정은 바람직하다. 하지만 기관투자가의 채권위주의 보수적인 자금운용 행태를 바꾸기가 쉽지 않다. 때문에 부동산에 편중되어 있는 자금흐름과 금리수준을 감안, 새 투자기회를 창출할 금융시장 메커니즘을 재구축해야 한다.
지금까지 부동산 투기세력을 조세수단으로 차단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때문에 부동산 중개업소 중심의 거래관행을 혁신할 국가차원의 새로운 시장메커니즘 구축이 필요하다. 즉 기초자치단체들이 부동산 중개기능을 수행 해봄직하다. 이는 투기세력에 의한 부동산 가격과 정보의 시장왜곡을 예방할 것이다. 아무튼 부동산으로 인한 부의 집중이 조정돼야 계층간, 세대간 갈등이 해소되고 건전한 국부가 창출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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