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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이월드 재무상태조차 몰라 지방정부 대책 기다리고 있을뿐"
입력2009-11-27 17:20:58
수정
2009.11.27 17:20:58
[두바이 쇼크] 현지 국내 기업인 인터뷰
"연초부터 불안한 모습이 계속 감지됐어요. 터질 게 터졌다는 분위기입니다."
두바이 국영기업 두바이월드의 모라토리엄(채무상환 유예)이 전세계 금융시장을 강타하고 있는 가운데 두바이 현지에 파견된 국내 은행과 기업 관계자들도 현지에서 긴급회동을 갖는 등 비상상황에 돌입했다.
현지에 파견된 인사들은 "이번 사태는 예견된 일"이라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두바이월드의 재무상태조차 제대로 알 수 없어 일단은 정부의 대책을 기다리고 있을 뿐"이라며 사태의 파장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서울경제신문은 27일 현지에 파견된 우리은행과 성원건설 책임자와 긴급 전화 인터뷰를 갖고 이번 사태의 파장과 현지 전망을 들어봤다.
우선 김범준 성원건설 두바이지사 부장은 "모라토리엄 자체는 당혹스럽지만 올 초부터 불안한 모습을 보였고 어느 정도 예상했던 결과"라고 운을 뗐다. 두바이월드는 현지에서도 사업을 너무 크게 벌인다는 지적을 받아왔기 때문에 '올 것이 왔다'는 지적이다.
다만 현지에 진출한 국내 기업 대부분이 두바이월드와 사업을 하고 있지 않아 직접적인 피해는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외국 업체들의 상황은 다르다. 일본 업체들이 두바이월드에 8억달러의 채무가 물렸다는 소식을 현지 언론이 대서특필했고 러시아ㆍ중국ㆍ터키 업체들 역시 두바이월드와 거래가 많아 피해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모라토리엄 이후 두바이의 최대 이슈는 두바이월드 구조조정. 김 부장은 "이번에 딜로이트컨설팅 사람이 두바이월드 최고구조조정책임자(CRO)로 왔는데 강력한 구조조정에 나서겠다고 천명했다"며 "두바이월드 내부에서 뇌물 스캔들이나 비리들이 심심찮게 터졌던 만큼 이런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에 국가적 관심이 쏠려 있다"고 설명했다.
현지 사무소를 개설한 국내 은행들은 국내 업체들의 피해가 예상보다 작을 것으로 보여 일단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라대식 우리은행 두바이사무소장은 "산업은행ㆍ수출입은행 등과 두바이총영사관에 모여 얘기를 나누고 있지만 아직은 정보 공유 차원"이라며 "지금으로서는 연휴가 끝난 후 두바이 지방정부의 대응방안 발표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무엇보다도 현재로서는 두바이월드나 두바이 정부 모두 전세계의 신뢰를 잃었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된다. 라 소장은 "연초부터 계속 좋지 않은 상황이 감지되고 있는데도 두바이월드 측이 투자가들에 정확한 정보를 제대로 전달하지 않았다"며 "두바이월드의 재무상황조차 현재로서는 파악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다만 두바이월드가 현지 최대의 국영기업이고 두바이 지방정부의 존망과 직결된 만큼 현지 업체들 대부분은 어떻게든 정부 대책이 나올 것으로 믿고 추이를 지켜볼 수밖에 없다는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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