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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생하는 만큼 시청자들이 사랑해 주시니 더 바랄 나위가 없죠.” KBS 2TV 사극 ‘해신’(수ㆍ목 오후 10시)에서 주인공 장보고 역을 맡고 있는 탤런트 최수종(43). 전남 완도 촬영장에서 만난 그는 계속되는 강행군에 지친 기색이 역력했지만 표정만은 밝았다. “시청률 덕에 힘든 줄도 모른다”는 그의 말대로 요즘 ‘해신’은 주간 시청률 1, 2위를 다투며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80년대 ‘사랑이 꽃피는 나무’의 청춘스타 이미지도 이젠 옛날 얘기. ‘태조 왕건’ ‘태양인 이제마’ 등으로 굳혀진 카리스마 넘치는 사극 캐릭터는 ‘해신’에서도 계속된다. “제가 그렇게 사극을 많이 한 배우는 아니에요. 운이 좋게 캐스팅된 사극마다 주인공을 맡게 되 눈에 띄는 것 뿐이죠. ‘해신’ 역시 탄탄한 연기력을 갖춘 동료들과 훌륭한 스태프들과 함께 하는 영광을 안아 이 자리에 섰다고 생각해요.” 그가 생각하는 또 다른 인기요인은 새로운 시대에 대한 호기심. “늘 조선왕조 500년만 보다가 ‘태조 왕건’으로 생소했던 고려 역사가 시청자들에게 비쳐진 셈이죠. ‘해신’은 고려사보다도 더 낯선 1,200년 전 신라시대를 그리고 있어요. 연기에 참고할 만한 자료가 부족한 게 힘들지만 그만큼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어 가는 보람이 있죠.” 최인호 작가의 원작에서 장보고는 ‘제대로 조명받지 못한 비운의 영웅’으로 그려져 있다.그가 생각하는 장보고는 어떤 모습일까? 그는 “절제된 인물”이라는 한 마디로 장보고를 표현했다. “장보고는 가슴 속에 한과 응어리를 항상 안고 간 영웅이죠. 늘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는 캐릭터를 표현하는 게 연기의 관건이죠.” 한여름에 촬영을 시작해 어느덧 한겨울을 지냈다. 50부 예정인 ‘해신’도 어느덧 반환점을 돌은 것이다. “처음 연기를 시작했던 마음 그대로 열심히 해야죠. 저의 연기로 역사 속 영웅이 비춰진다는 생각을 하면 늘 어깨가 무거워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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