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수요가 올 들어 다소 회복되고 있는 가운데 차별화된 중ㆍ고가의 수입 와인이 국내시장으로 밀려들어오고 있다. 지난해 경기침체와 막걸리 열풍으로 타격을 받았던 수요 감소세가 완화되면서 유통업체들이 직매입을 늘리고 상품구색도 다양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 애호가 수요는 여전=와인업체들은 2000년이후 매년 연평균 30% 가까이 성장세를 이어온 와인시장의 지난해 수입량이 전년대비 33%가량 감소하는 조정단계를 거치면서 와인수요의 중심소비층을 이루는 와인애호가들의 구매력은 더 탄탄해지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형철 와인나라 대표는 "초심자들은 지난해 이후 구매를 중단했지만 와인 애호가들의 수요는 꾸준한 상황"이라며 "올해 5만원 안팎의 중가 와인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대형백화점·마트들과 함께 주요 와인소매업체로 꼽히는 와인나라는 올 들어 지난 4월말까지 매출액이 지난해 같은기간 보다 20% 정도 늘었다. 지난 4월초 와인 대방출전을 벌였던 신세계백화점은 준비했던 20만병 가운데 8만병(40%)정도를 판매했다. 재고물량을 소진하기 위해 지난해 같은 기간 열었던 와인 방출전 판매량은 6만 병 정도에 그쳤었다. 신세계백화점은 5만원 미만의 중저가 와인수요가 늘 것으로 보고 오는 11월 또 한차례의 와인 방출전과 하반기를 겨냥해 국내에 아직 선보이지 않았던 보르도산 한정판을 발굴·직매입해 판매할 계획을 세웠다. 타깃은 와인애호가들이다. 지난 4월 방출전에서는 항공편을 통해 수입,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일반 선박보다 운임은 더 들지만 까뻬르네쇼비뇽, 몬테스알파 등의 대용량(1.5l·매그넘급)상품이나 프랑스 보르도 메도크지역에서 최고급으로 꼽히는 샤토라피트로칠드 같은 1등급 와인등 재고가 없는 제품을 구매자들에게 빠른 시간에 공급했다. 김은구 신세계백화점 바이어는 "유통사들의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이젠 저렴한 가격만으로는 메리트가 없어졌다"며 "하반기에도 항공수송을 통해 신속한 공급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고급·희귀와인으로 차별화= 와인나라는 롯데백화점과 손잡고 오는 27일부터(롯데백화점은 6월8일부터)다음달 14일까지 국내 처음으로 유럽의 와인명가(名家)들의 최고와인들을 모아 판매하기로 했다. 이번 와인들은 26대째 와인을 생산하는 안티노리를 비롯해 로칠드, 폴로제 등 유럽 12개 와인가문들이 지난 1993년 결성한 세계와인명가협회(PFV)의 157종 2만여 병을 한 곳에 모아 할인 판매하는 것. 샤토 무똥로칠드, 사시까이아 등 최고급 와인 12종으로 이뤄진 690만원대 소장용을 390만원대에 판매한다. 또 아뇨레드 등 1만~2만원대 저가와인도 할인 판매할 계획이다. 이형철 대표는 "와인유통사들 사이에 해외에서 직매입한 다양한 와인으로 구색을 갖추려는 경쟁이 치열해 질 것"이라며 "국내에 알려지지 않은 중고가 와인 발굴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홈플러스는 7월에 최근 회원수 100만명을 돌파한 인터넷 와인동호회 '홈플러스 와인클럽'회원에게 시중가격 보다 30% 싸게 살 수 있는 와인할인쿠폰을 제공하기로 했다. 오미경 홈플러스 와인바이어는 "생산국과 와인종류 및 금액대를 세분화해 원하는 쿠폰을 제공할 것"이라며 "조금씩 회복되는 와인수요를 끌어 올릴수 있는 이벤트를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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