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선 경 인공장기센터 소장<br>세계 최소 휴대용 인공심장 개발 불구 임상시험 못해<br>실험 결과 생존기간 6개월까지 늘려<br>"獨서 특허팔라 제의 받았지만 거절했죠"
| ▲ 선경 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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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휴대용 인공심장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선경(가운데) 한국인공장기센터 소장이 연구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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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작은 '체외 휴대용 인공심장장치(H-VAD)'를 개발했지만 (말기 심장병 환자 등을 대상으로 안전하고 효능이 있는 지 검증하는) 임상시험 비용을 지원할 후원자를 찾지 못해 걱정입니다. 정부와 업계의 지원이 절실합니다."
한국인공장기센터 선 경(사진ㆍ52ㆍ고대의대 흉부외과) 소장은 최근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임상시험에 들어가면 2년 안에 환자에게 사용할 수 있는 인공심장을 만들 자신이 있지만 지원을 요청받은 대기업과 몇몇 기업에서 수익성ㆍ리스크를 이유로 난색을 표했다"며 아쉬워했다.
한국인공장기센터는 지난 2002년 보건복지부의 국책과제를 실행하기 위해 설립됐으며 의공학 박사, 동물실험 전문가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이 포진하고 있다. 센터가 개발한 체외 휴대용 인공심장장치는 외부에서 체내로 혈액을 공급해줄 수 있는 박동장치로 휴대할 수 있어 말기 심장병 환자가 이식수술을 받기 전까지 '임시 심장' 역할을 해줄 수 있다. 지난해 송아지를 대상으로 동물실험을 한 결과 생존기간을 6개월까지 늘려주는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권고기준인 3개월을 훌쩍 뛰어넘은 것.
선 소장은 "심장이식을 받으려는 환자는 한 해 150~200명 가량인데 기증자는 30명 안팎에 불과, 많은 환자들이 이식수술을 받지 못한 채 죽음을 맞고 있다. 이를 해결하려면 인공심장의 제품화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선 소장은 체외 휴대용 인공심장장치를 개발한 공로로 지난해 말 '보건산업진흥 유공자 대상(보건복지가족부장관 표창)'을 받았으며 인공장기 개발 선진국인 독일의 한 업체로부터 "특허를 팔라"는 제의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선 소장은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그는 "선진국 업체가 공동개발을 요구한 이면에는 체외 휴대용 인공심장장치가 자사의 경쟁제품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 제품을 사장시키려는 의도도 있다"며 "정부와 국내 기업의 지원을 받아 순수 국산 기술로 만든 제품으로 환자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인공심장 실용화에 투자하는 국내 기업에 다른건 몰라도 사람을 살리는 기업으로 확실하게 포지셔닝시켜 주겠다는 약속은 할 수 있다. 정부도 국내 의료기기 업체들이 영세하기 때문에 취약한 산업구조가 개선될 때까지 제품화를 적극 지원해줘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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