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재정위기, 중국의 긴축강화 등과 같은 해외요인과 한계기업 부실, 가계부채 증가 등 국내요인이 맞물리면서 향후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확대될 것으로 봅니다." (이백순 신한은행장) "올해 하반기에는 경제성장률이 꺾이고 기업 구조조정도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겠습니다." (강정원 국민은행장) 은행ㆍ보험 등 국내 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들은 유럽 재정위기 사태가 국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환율과 주가 변동성은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들은 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하고 출구전략을 본격화하면 기업대출ㆍ가계부채 부실이 현실화될 것으로 보고 경영의 최우선 목표를 건전성 확보에 두기로 했다. 19일 서울경제신문이 최근의 글로벌 금융시장 불투명성을 바라보는 금융 CEO들의 우려와 대비책에 대해 긴급 설문조사한 결과 CEO들은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으며 이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리스크 관리가 가장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번 설문조사에는 강정원 국민은행장, 이백순 신한은행장, 이종휘 우리은행장, 김정태 하나은행장, 민유성 산업은행장, 신은철 대한생명 부회장 등이 참여했다. ◇금융시장 옥죄는 불안요인=CEO들은 국내 금융시장 불안요소 중 해외요인으로는 ▦유럽 재정위기 ▦중국의 긴축정책 ▦외화유동성 변동성 확대 등을 꼽았다. 또 국내요인으로는 ▦가계부채 확대 ▦한계기업 부실 ▦한은 금리인상 등을 꼽았다. 민 행장은 "부동산담보대출을 포함한 가계부채 부담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가계부담을 가중시킬 것"이라며 "금융시장 안전을 저해하는 요인들이 도사리고 있다"고 말했다. 김 행장은 "유럽 재정위기가 글로벌 머니마켓 불안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위험요소"라며 "이 경우 국내에서도 자금회수 압력, 유동성 확충을 위한 환매압력 등 상당한 부담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 CEO들은 유럽 재정위기가 확산되면 안전자산 선호, 외국인의 자금유출 등으로 원ㆍ달러 환율이 상승하고 주가가 하락하는 등 국내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더욱 증폭될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재무건전성 최우선 목표=CEO들은 올해 한국 경제가 하반기 들어 성장률이 떨어지면서 '상고하저' 양상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면서 리스크 관리에 초점을 두기로 했다. 강 행장은 "하반기에는 경기부양 효과가 약화되고 출구전략이 본격화되면서 국내 경기에 부담요인이 될 것"이라며 "선제적으로 리스크를 관리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민 행장은 "정부 예산집행의 60%가 상반기에 조기 편성돼 하반기에는 민간 부문의 자생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자산건전성을 집중 관리하는 한편 글로벌 금융규제에 대응할 수 있는 영업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우려를 반영하듯 금융기관의 영업전략도 '안전모드'로 변하고 있다. 신 부회장은 "신규자금의 50% 이상을 장기채 중심으로 투자하고 이를 통해 수익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한편 자산건전성도 제고할 것"이라며 "해외투자의 경우 안정성을 먼저 고려하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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