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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성과 급급 예견된 정책실패
입력2004-12-10 19:57:05
수정
2004.12.10 19:57:05
청년실업 대책 '백약이 무효' 취업지원등 인프라 확충에 예산 5%만 집행<br>부처별 시행사업 연계성부족도 효율 떨어뜨려 "실업대책, 민간투자 활성화에 초점을"
노동부는 10일 이해찬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청년실업해소특별위원회 1차 회의에서 앞으로 청년실업정책을 청년층 취업소요기간 단축에 중점을 두고 추진하겠다고 보고했다.
노동부가 제시한 정책전환의 골자는 단기 연수체험이나 일자리 제공 등에서 벗어나 청년층의 취업기간을 단축시켜 노동시장 공급을 늘리는 사업에 중점을 두겠다는 것이다. 이는 노동부가 그동안 노동시장 수요확대 위주로 전개해온 청년실업대책이 실패한 것을 자인한 것이나 다름없다. 정부가 지난해부터 청년실업 해소를 주요 정책과제로 삼고 범정부 차원에서 강력한 정책을 펴왔지만 실효성을 거두지 못하자 정책방향을 선회한 셈이다.
◇단기 성과에만 집착=그동안 고용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정부의 청년실업 지원정책이 실효성이 낮고 일시적인 일자리만을 제공하는 단기 대책 위주로 운영돼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정부가 지난해 815억원에 이어 올해 10월까지 1,217억원을 투입한 일자리제공사업의 경우 정부 자체 조사에서도 실효성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무조정실이 지난 9월 한국갤럽에 의뢰,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일반국민의 57.8% 및 전문가의 70.2%가 단기 일자리제공사업이 효과가 없다고 응답했다.
정부가 올들어 10월까지 청년실업대책으로 쏟아 부은 4,944억원을 항목별로 분석해보면 정책의 한계가 분명히 드러난다. 정부는 연수체험, 직업훈련, 일자리 제공, 해외 연수ㆍ취업지원 등 단기대책에 예산의 94.8%인 4,656억원을 썼지만 청년실업 해소를 위한 중장기적 대책인 취업지원프로그램이나 인적자원종합정보망 같은 인프라 확충에는 255억원만이 지원됐다.
그러나 이렇게 가시적인 성과 위주로 예산을 집행하다 보니 정부 내부에서도 단기 대책의 정책효과가 미미할 뿐 아니라 각 부처들이 시행하는 사업간 연계성 부족도 문제라는 반성이 제기됐다. 정부 내부의 청년실업대책 태스크포스에서도 정부정책의 성과가 적어 앞으로 효과분석을 통해 비효율적인 사업은 축소ㆍ폐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결론지었을 정도다.
◇청년실업 인프라로 해결해야=경제성장률 둔화와 인력수급의 불일치라는 구조적인 문제가 청년실업을 악화시킴에 따라 정부정책의 방향전환이 시급하지만 난제가 산적해 있다.
노동부는 앞으로 5%대의 잠재성장률을 유지한다 하더라도 고용흡수력이 줄어들고 일자리 없는 성장 등으로 당분간 청년실업이 해결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저성장 시대에 맞춰 노동부는 청년실업대책을 청년층 취업소요기간 단축을 통한 노동시장 공급확대에 중점을 두고 펼쳐나갈 방침이다.
정부가 IMF 경제위기 이후 의욕적으로 추진해온 각종 고용인프라 구축사업도 많은 한계를 보여 근본적인 수술이 필요하다. 실업자 직업훈련 인원은 99년 33만4,000명에서 지난해 10만8,000명으로 대폭 줄었으며 훈련자 취업률도 40%에 미달하고 있다. 더군다나 지난해 직업훈련기관의 27.7%가 직업능력개발원으로부터 부실판정을 받았을 정도여서 교육의 질도 부실한 실정이다.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해온 고용안정센터를 통한 고용서비스 강화사업도 난관이 많다. 지난해 고용안정센터를 통해 구직을 신청한 구직자의 취업률은 19.3%로 2001년 23.6%, 지난해 22%에서 해마다 낮아지는 추세다. 특히 구인업체의 67%가 30인 미만 영세사업장이어서 고용안정센터가 단순노동인력을 공급하는 기관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배상근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청년실업난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민간 부문의 투자여력이 생겨야만 가능하다”며 “앞으로 정부는 예산투입식 실업대책을 지양하고 기업투자 활성화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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