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너지가 내수 중심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국내 대표 수출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SK에너지는 올해 최근 5년간 누적 수출액이 10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동안 국내에서 5년 누적 수출액이 100조원을 넘은 기업은 삼성전자가 유일하다.
20일 SK에너지에 따르면 이 회사의 올해 상반기 수출액은 12조7,630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의 10조171억원보다 27.4% 늘어나며 상반기 기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이는 개별재무재표 기준으로 국내 기업 중 삼성전자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수출액이다.
이로써 SK에너지는 지난해 LG전자에 내줬던 국내 수출 2위 기업의 자리를 올 상반기 되찾는데 성공했다. LG전자의 올해 상반기 수출액은 11조4,727억원원으로 SK에너지보다 1조원 이상 적었다.
이러한 SK에너지의 수출 성과는 석유제품 가격 상승과 함께 벙커C 등 가격이 저렴한 중질유보다 휘발유ㆍ등유ㆍ경유 등 고부가가치 경질유 제품의 수출을 강화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또 인도네시아ㆍ홍콩ㆍ베트남 등 동남아시아의 안정적 거래처 확보를 통해 수출지역을 지속적으로 다변화한 것도 수출 증가로 이어졌다고 SK에너지는 설명했다.
자원개발 사업도 수출 증가의 원동력이다. SK에너지의 1일 지분 원유 생산량은 지난해 말 기준 4만1,000배럴에서 올해 상반기 말 4만8,000배럴로 늘었으며 이 기간 동안 사상 최대인 1,825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이 같은 수출실적에 힘입어 SK에너지의 최근 5년 누적 수출액은 올해 안에 10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지난 2006년부터 2010년 상반기까지 SK에너지의 누적 수출액은 87조4,697억원으로 올 하반기에도 상반기 수준의 수출이 이어진다면 5년 누적 수출액 100조원 돌파가 가능할 것으로 SK에너지는 보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올해 상반기 수출액이 10조1,411억원, 수출 차량 대수가 53만4,743대임을 감안하면 100조원 수출은 미국 자동차 시장 연간 수요의 절반인 530여만대의 자동차를 수출한 것과 같다.
SK에너지의 한 관계자는 “과거와 달리 전체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60%에 달한다”면서 “기존 제품 수출과 자원 개발은 물론 해외 업체들과의 파트너십, 신기술 개발 등을 강화해 글로벌 메이저 에너지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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