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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가 몸통 흔드는 '왝더독 장세'

외국인 연이틀 선물 대량 매도로 주가지수 끌어내려


외국인들이 이틀 연속으로 선물을 대거 매도하면서 현물 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꼬리(선물)가 몸통(현물)을 흔드는 이른바 ‘왝더독(Wag The Dog)‘ 장세가 연출되고 있는 것이다. 최근까지의 상승 국면에서 피로감이 누적된데다 3ㆍ4분기 실적 시즌 진입 이후 이익 모멘텀 둔화 우려가 현실화 되면서 시장 조정에 베팅하는 세력이 가세한 것으로 분석된다. 19일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18.10포인트(0.97%) 떨어진 1,857.32로 거래를 마쳤다. 이로써 코스피지수는 이틀 동안 47포인트나 뒷걸음질 쳤다. 전날에 이어 이날 역시 외국인들의 대량 선물 매도가 지수를 끌어내렸다. 전날 선물시장에서 1만 계약 이상을 순매도한 외국인들은 이날도 6,142계약을 순매도했다. 이 때문에 모두 3,027억원의 프로그램 매물이 나오면서 현물 지수를 하락시킨 것이다. 전형적인 ‘왝더독’ 장세다. 이틀간 외국인들의 선물 시장에서의 공세는 최근까지 국내 증시가 쉼 없이 오른 데에 대한 부담감이 작용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여기에 애플의 2011년 1ㆍ4분기(2010년 10~12월) 실적 전망이 시장의 기대치에 못미친 점도 외국인의 선물 매도에 영향을 줬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나스닥 선물 시장의 조정으로 국내 시장도 뒷걸음질을 쳤는데 이는 글로벌 IT 기업인 애플의 실적 발표가 가장 큰 이유”라면서 “IT기업 비중이 높은 국내 증시 조정 가능성에 선물 매도로 대응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통상 선물시장에서의 외국인의 대량 매도가 ‘하루짜리’에 그쳤던 과거와 달리 이날 연이틀 공세를 퍼부으면서 장기 투기 세력이 가세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심상범 대우증권 연구원은 “오늘(19일) 외국인들의 순매도를 합한 누적 규모가 직전 관찰돼 온 순매도 규모를 웃돌고 있다”면서 “장기 투기 세력의 매수 포지션 청산(전매)이 포함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최근 변동성이 커진 원ㆍ달러 환율이 반등할 경우 환차손을 우려한 외국인들의 차익 매도 물량이 대거 쏟아져 나올 가능성도 눈여겨 봐야 할 대목으로 꼽힌다. 이승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만약 앞으로 환율이 급반등할 경우 외국인들의 프로그램 매도가 최대 1조7,000억원 정도까지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외국인들이 현물 시장에서 여전히 순매수를 이어가고 있는 등 유동성이 풍부한 상태인 데다 국내 증시의 밸류에이션도 높아 지금의 조정은 오히려 앞으로 안정적 상승세로의 전환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양경식 하나대투증권 투자전략 총괄 이사는 “올들어 국내 증시가 한 차례도 제대로 된 조정을 겪지 않는 등 그동안 증시가 과열 국면에 있었던 게 사실”이라며 “이번 조정을 통해 그동안 쌓여져 있던 프로그램 차익 매물이 해소된다면 앞으로 증시가 추세적인 상승세를 보이는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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