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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카슈랑스 도입 반응ㆍ파장] ‘독점적 제휴 불허’ 금융권 시각차
입력2003-01-16 00:00:00
수정
2003.01.16 00:00:00
박태준 기자
저축성 보험부터 단계적으로 판매 대상을 확대하기로 한 정부의 방카슈랑스 도입방안에 대해 은행은 물론 보험업계 내부에서도 상반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외국계보험사들은 “도입속도가 너무 늦어 방카슈랑스 취지를 살리기 어렵다”는 주장이고 국내 중소형 보험사들은 “아무리 점진 도입이라도 경영위기를 가져올 것”이라는 걱정이다.일각에서는 은행과 보험사간의 짝짓기가 가속화하면서 과열경쟁을 예방하기 위한 조치도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 `독점적제휴 불허` 에 반응 엇갈려=은행권은 정부가 중소형보험사 보호를 위해 최소한 생보사 3개, 손보사 3개와 제휴를 맺도록 한 점에 대해 비효율적인 정책이라고 꼬집었다. 6개 보험사와 제휴를 맺을 경우 전산비용만 50억~100억원이 소요되는 등 초기 투자비가 지나치기 때문이다.
보험업계는 반응이 갈라져 있다. 우선 외국계생보사들은 실망스러운 기색이 역력하다.
국민은행과 독점적제휴를 추진했던 ING생명 관계자는 “방카슈랑스의 성공을 위해서는 유럽과 같이 독점적 제휴가 필수적”이라며 “정부가 너무 소극적인 것 같다”라고 말했다.
삼성, 교보생명 등 대형사는 비교적 느긋한 입장이면서도 경쟁사나 외국계 생보사의 독주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한 보험사의 방카슈랑스 팀장은 “판매상한 50%라는 제한이 있긴 하지만 대형사 1~2개와 외국계보험사 3~4개가 국내 모든 은행과 제휴를 맺는다면 이를 견제할 장치는 없다”며 “몇몇 보험사가 사실상 시장을 과점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손보업계는 주수익원인 자동차보험을 불과 2년 후에 허용할 경우 수입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짝짓기 가속화, 과열 경쟁 우려= 이미 정부의 방침이 복수제휴로 결정됨에 따라 앞으로 은행과 보험사간의 짝짓기는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이미 우리은행이 삼성생명과 판매자회사 공동설립에 합의했으며 미국계보험사인 AIG생명과도 판매제휴를 맺기로 했다. 이밖에 국민은행-ING생명, 신한은행-카디프생명, 하나은행-알리안츠생명이 파트너십으로 묶여 있다.
한미은행이 조만간 제휴 파트너를 결정할 계획이며, 외환은행은 동부ㆍ금호생명 등과 제휴를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대부분의 회사들이 제휴를 맺지 않은 손보업계는 앞으로 짝짓기 열풍이 불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은행이 보험사를 선택할 수 있는 위치에 있어 보험사간 경쟁이 심해질 것으로 우려된다는 점이다. 이는 자칫 보험사가 은행에게 제공하는 판매수수료를 턱없이 높이는 출혈경쟁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중소형 금융사 위기=정부가 중소형 보험사를 보호하기 위해 장치를 마련했지만 장기적으로 방카슈랑스 시장에서 이들이 설 땅은 극히 좁다. 시장지배력이 약한 중위권 이하 은행들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방카슈랑스가 새로운 구조조정을 불러 일으킬 수도 있다는 얘기까지 돌고 있다.
이에 따라 중소형 금융사들은 과연 적지않은 비용과 위험을 부담하며 방카슈랑스에 꼭 뛰어들어야 하는지를 다시 한번 냉정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중견 생보사의 한 사장은 “방카슈랑스가 국내에서 성공할지 여부도 확실치 않다”며 “텔레마케팅ㆍ사이버마케팅 등 새로운 판매 채널에 더 비중을 두고 있다”고 전했다.
<박태준기자 jun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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