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제 파퓰러사이언스] 자동차를 구입할 때 자동변속기는 이제 옵션 사항이라고 하기 어려울 만큼 일반화된 지 오래다. 수시로 클러치를 조작해야 하는 수동방식과 달리 가속페달만 밟으면 알아서 기어변속이 이루어져 운전이 한결 쉬워지기 때문이다. 반면 오토바이의 경우는 아직도 수동이 대세다. 정확히 말해 현존하는 모든 오토바이(스쿠터 제외)에는 수동기어가 장착돼 있어 선택의 여지가 없다. 자동차에 쓰이는 것과 같은 자동변속기를 오토바이에 그대로 장착할 경우 방향전환을 할 때 전복될 위험성이 매우 높은 등 반응성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 머지않아 오토바이 라이더들도 편한 자동변속의 혜택을 맘껏 누릴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일본 혼다가 올해 내에 자동변속기를 장착한 오토바이를 출시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화제의 주인공은 혼다의 차세대 모델인 ‘DN-01’. 배기량 680cc의 4스트로크 수냉식 OHC 2기통 엔진을 장착한 이 모델은 신세대 성인 라이더들을 겨냥한 것으로 편안한 조작감과 고속주행 능력을 겸비한 스포츠 크루저다. 외관상으로는 큰 차이를 느낄 수 없지만 DN-01에는 자동변속기가 달려있다. 명실 공히 세계 최초의 오토매틱 오토바이인 것이다. 혼다는 지난 수 십 년간 전 세계 오토바이 엔지니어들이 실패를 거듭했던 이 자동변속 능력 확보를 위해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메커니즘의 오토바이용 자동변속기를 개발해냈다. ‘인간 친화적 트랜스미션(HFT)’이라고 명명된 혼다만의 무한가변 유압기계식 자동변속 장치가 바로 그것이다. 실제 이 HFT에는 기어가 전혀 없다. 기어가 아닌 유압식 펌프를 활용, 구동축과 연결된 금속디스크의 기울기에 변화를 줌으로서 기어변속 효과를 얻는 것. 이로 인해 DN-01은 수동변속기가 달린 일반 오토바이와 마찬가지로 변속충격 없이 라이더의 가속 명령에 즉각 반응한다. 기어 비는 6단 수동변속기와 유사하며 무게나 크기도 큰 차이가 없다. 특히 혼다는 DN-01을 자동변속 모드인 ‘드라이브 모드’와 ‘스포츠 모드’에 더해 버튼으로 조작하는 ‘6단 수동변속 모드’까지 총 3가지로 설정할 수 있도록 해 수동변속을 선호하는 라이더들에 대한 배려도 잊지 않았다. 혼다는 “DN-01로 인해 자동변속 오토바이는 곧 스쿠터란 통념이 완전히 바뀌게 될 것”이라며 “판매가격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올해 중 일본에서 상용모델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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