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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업무는 싫어요" 경찰들 기피 '심각'

과중한 업무·승진기회 부족등 원인…수사역량 저하 우려

경찰이 일선 경찰관들의 수사업무 기피 현상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부천 초등생 살인사건 등 강력 미제사건은 늘어나지만 경찰들의 형사.조사업무 기피현상이 갈수록 심해져 자칫하면 장기적인 경찰의 수사역량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일 경찰에 따르면 경기경찰청의 경우 올들어 수사 부서에서 다른 부서로 전출을 희망한 수사관은 200명이지만 수사 부서로의 전입 지원자는 그 절반인 108명에불과했다. 이는 일선 경찰서 전반에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충북 제천서의 경우 수사부서에서 전출 희망자는 15명이었지만 전입 희망자는 단 1명뿐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예전에는 수사 인력의 자부심이 상당해 지원자도 많았지만 이제는 수사인력 충원 때마다 다른 부서에서 억지로 데려와야 하는 형편"이라고 고충을털어놓았다. 경찰은 이러한 수사업무 기피의 원인으로 ▲과중한 업무 부담 ▲상대적인 승진기회 부족 ▲비현실적인 수사비 등을 꼽고 있다. 최근 3년간 고소.고발 사건이 연평균 30%씩 늘어난 데다 서로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해 인터넷이나 정부기관 등 곳곳에 민원을 제기하는 사례가 많아 사건담당자들이 애를 먹고 있는 것도 수사 업무 기피현상을 부채질하고 있다. 바쁜 업무로 승진시험 등에 대비할 여력도 없어 경찰의 핵심업무가 수사 업무임에도 불구하고 수사인력의 올해 승진자 비율은 16.3%로 전체 경찰의 평균 승진비율(17.4%)에도 미치지 못했다. 더욱이 내년부터 주5일제가 실시되면 근무여건이 좋은 내근직이나 지구대 근무로 빠져 나가려는 수사인력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수사 업무 기피현상이 심화될 경우 경찰의 장기적인 수사역량이 저하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동국대 경찰행정학과의 임준태 교수는 "일선 경찰서의 수사업무 기피 현상은 이미 심각한 상황에 이르렀다"며 "수사인력에 대한 인센티브 부여와 인력충원, 전문인력 양성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안승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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