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의 현장경기가 사상 최악의 수준으로 곤두박질쳤다. 중소기업ㆍ대기업, 내수ㆍ수출기업 가릴 것 없이 매출ㆍ재고ㆍ채산성 등 업황과 관련한 모든 경영지표가 날개 없이 추락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2,150개의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해 26일 발표한 ‘11월 기업경기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제조업의 11월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54로 전월의 67보다 13포인트 급락했다. 이는 지난 1998년 3ㆍ4분기(47) 이후 최저치다. 업황전망 BSI가 100 미만이면 한달후의 경기를 나쁘게 보는 기업이 좋게 보는 기업보다 많다는 의미다. 특히 대기업의 12월 업황전망 BSI는 52로 전월의 68보다 16포인트 폭락해 관련 통계가 나오기 시작한 1994년 1ㆍ4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수출기업의 업황전망 BSI도 69에서 51로 18포인트 추락,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1998년 2ㆍ4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장영재 한은 통계조사팀 과장은 “수출증가율이 크게 둔화되고 글로벌 위기가 심해지면서 경제가 빨리 회복되지 않을 것이라는 인식이 확산됐다”고 말했다. 분야별로 보면 대기업의 11월 매출 BSI는 84로 전월의 106에 비해 22포인트나 내렸고 수출기업의 채산성은 75에서 66으로 9포인트 떨어졌다. 자금사정 BSI의 경우 대기업이 75에서 73으로 2포인트, 중소기업이 68에서 61로 7포인트 각각 하락했다. 설비투자실행 BSI는 88로 전월의 95에 비해 7포인트 떨어졌고 신규수주 BSI는 86에서 69로 17포인트 내렸다. 재고수준 BSI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모두 5포인트씩 상승했다. 경영 애로사항 요인으로는 ‘불확실한 경제상황(24.3%)’이 상위를 차지했고 환율요인(21.3%), 내수부진(17.4%), 수출부진과 원자재 가격 상승(각 9.4%), 자금부족(8.1%) 등이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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