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생각은 쉽게 할 수 있지만 이를 실천하기는 어렵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삼성그룹주에 투자하는 상품을 머릿 속에 떠올렸겠지만 우리는 실제 상품을 내놓았으며 이를 통해 시장에서 인정받을 수 있었습니다.” 김범석 한국투자신탁운용 사장은 2006 증권대상 최우수상을 수상한데 대해 “더 열심히 하라고 주신 상이라고 생각하겠다”며 이 같이 밝혔다. 1974년 국내 최초의 투자신탁회사로 출발해 33년간 국내 자산운용시장의 맏형 격으로 그 명성을 이어왔던 한국운용은 올해 삼성그룹주 펀드가 크게 히트하면서 최고의 한 해를 보내고 있다. 삼성그룹주 펀드는 삼성그룹이 가진 세계 최고 수준의 품질과 기술력, 높은 성장성에 주목해 삼성전자 등 14개 계열사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삼성그룹에 투자한다는 장점과 한국운용의 펀드운용 노하우가 합쳐지면서 투자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어 올초 1,884억원에 불과하던 설정액이 1조9,607억원(10월31일 기준)까지 대폭 증가하는 등 올해 최고 인기 상품으로 올라섰다. 이 같은 성공에는 한국투신운용이 개발한 RPC((Relative Profit Cut) 리밸런싱 기법이 큰 역할 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기법을 이용하면 펀드 내 개별종목이 시장 대비 과도하게 상승할 경우 수익과 위험을 고려한 시스템에 의해 14개 계열사의 투자종목의 편입비율이 조정된다. 한국운용 측은 “개별종목이 상대적으로 시장대비 과도하게 올라 펀드내 편입비중이 10%를 초과하면 3개월 이후에 10% 이내가 되도록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한다”며 “3개월에 한번 편입비율을 조정하며 특정 상황이 발생할 경우에는 수시로 조정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 기법으로 한국운용은 자산운용사로부터 삼성그룹주 펀드에 대한 배타적 우선판매권을 획득할 수 있었다. 최근에는 삼성그룹주 펀드의 후속상품인 ‘한국삼성그룹 리딩플러스 주식 1호’를 지난달 13일 내놓았으며 그 외 대표펀드로 ‘거꾸로 펀드’, ‘한국의 힘’ 등을 운용하고 있다. 한국운용의 성공에는 발로 뛰고 고객에게 먼저 다가가는 펀드매니저의 역할도 컸다. 펀드매니저가 모니터와 리포트에 의존한 기업분석에서 벗어나 매주 3~10여개 회사를 직접 발로 뛰며 저평가 우량주 발굴에 직접 나서고 있는 것이다. 아울러 펀드매니저가 직접 설명회에 참여해 고객과의 대화도 지속적으로 갖고 있다. 지난해 10월부터 펀드설명회 및 펀드교육 행사를 정기적으로 개최하고 있는데, 펀드를 운용하는 펀드매니저가 고객들에게 펀드에 대해 설명함으로써 고객의 신뢰를 높이는데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자사 출신들이 업계에 많이 진출해 있어 ‘펀드사관학교’라는 별칭을 얻고 있는 한국운용은 인재 육성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한국운용 관계자는 “여타 운용사가 실무에 바로 투입될 수 있는 경력사원을 주로 선호하면서 경쟁업체들간에 인력쟁탈전이 치열하지만 우리는 새내기를 공채로 뽑아 기본부터 전문적인 부분까지 체계적인 양성과정을 통해 전문가를 육성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한국운용의 목표는 한국을 넘어 아시아 최고의 자산운용사로 발돋움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지난 9월 베트남 해외사무소 개설하는 등 기초를 다져가고 있다. 김범석 사장은 “인력과 운용시스템에 대한 과감한 투자로 3~4년 내에 대한민국 최고의 자산운용사로 우뚝설 것”이라며 “이를 발판으로 아시아 최고의 자산운용회사로 거듭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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