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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종장벽 파괴바람]백화점-카드사
입력2002-03-11 00:00:00
수정
2002.03.11 00:00:00
'수수료 인하'갈등서 '상품권' 쟁탈전 확산국내기업들이 수익성 극대화를 목표로 신규사업에 적극 뛰어들면서 기존 업체와 심각한 영역갈등을 빚고 있다.
특히 환란극복이후 호조를 보여온 내수업종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영역파괴에 따른 갈등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백화점과 카드사가 신용카드 및 상품권 등에서 사사건건 부딪치고 있고 음료업체가 주류시장에 진출하려고 하고 있다. 또 식품업체와 단체급식업체가 외식이나 식자재시장에 뛰어들고 있으며 할인점이나 패션몰은 백화점과 경쟁체제를 선언하고 나섰다.
이는 식품 유통업계만 한정된 것이 아니라 금융ㆍ전통제조업 등 산업 전반에 업종장벽 허물기가 거센 흐름으로 잡아가고 있는 것이다.
백화점과 신용카드사가 올 들어 사사건건 충돌하고 있는 것은 업계간 영역갈등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양측은 카드결제 수수료 인하를 둘러싸고 특정카드의 결제기피라는 정면대결을 벌이고 있다.
대부분의 카드사들이 선불카드 형태로 상품권시장에 진출할 예정이어서 또 한번 양측의 갈등이 예상된다. 이번 수수료갈등은 7조원시장으로 커질 상품권시장 쟁탈전의 전초전 성격이라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백화점들이 지난 9일부터 단계적으로 특정카드 결제를 기피하고 있는 것은 누적된 이해관계의 충돌이 기싸움 형태로 비화됐기 때문이다.
매년 수백억원의 수수료를 카드사들에 물고 있는 대형 백화점들은 자체 카드사업을 활성화시키는 과정에서 카드사들과 갈등을 빚어왔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450만명에 달하는 카드회원을 무기로 신용카드사업에 새롭게 진출할 것이라는 관측이 무수하게 나오고 있다. 삼성카드의 결제를 기피하면서 일부 매장에서 백화점카드 발급을 적극 권유하고 있는 것도 카드사업을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 많다.
양 업계는 상품권 시장에서 조만간 재충돌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외환, 비씨, 국민카드 등은 지난 1월 출시된 삼성 '기프트카드'에 이어 상품권 형태의 선불카드를 출시하기 위해 막바지 상품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카드상품권의 보급이 활성화될 경우 제한된 용도로만 사용되는 백화점상품권 시장은 크게 위축될 수밖에 없다. 기프트카드 결제를 거부하고 있는 대형 백화점들은 카드업계 전체와 다시 싸움을 벌일 것이 확실시된다.
한편 양측의 이 같은 대립으로 소비자 편의는 철저히 무시된다는 비난이 고조되고 있다.
서영경 서울YMCA 소비자정책팀장은 "백화점들과 카드사들이 결국 밥그릇 싸움을 벌이고 있는 셈"이라며 "소비자편의와 카드사용 확대라는 취지가 점점 무색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호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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