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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내 각 정파가 ‘기간당원제 폐지ㆍ기초당원제 도입’에 합의하면서 전당대회를 통한 통합신당 추진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에 따라 신당창당을 위한 일부 여당 의원들의 탈당 기류가 일단 위축될 것으로 점쳐졌으나 일부 신당파 의원들은 여전히 탈당을 통해 기득권을 버려야 통합신당이 꾸려진다는 의견이어서 여당의 운명은 미지수다. 열린우리당은 29일 오후 국회에서 중앙위원회 전체회의를 열고 현행 기간당원제를 기초 및 공로당원제로 전환하는 내용의 당헌개정안을 통과시켰다. 당헌 개정안에는 중앙위원 총 63명중 62명이 찬성했다. 기간당원제는 최근 6개월 이상 당비를 내고 한해 1회 이상 당의 행사나 당원연수에 참석한 당원들에게 ‘기간당원’ 이라는 자격을 주고 당직 선거권과 피선거권, 당직 소환권의 권한을 주는 당원중심의 정당 제도다. 하지만 당비 납부 등의 당원 자격이 지나치게 까다로워 한때 55만명에 달했던 기간당원이 최근 약 8만명까지 떨어지는 등 일부 열성당원만의 정당으로 전락시키는 폐단을 낳았다. 또 이들 기간당원 중 상당수가 당 해체에 반대하고 있어 전당대회가 열려도 신당 창당 결의가 불가능한 만큼 이번 중앙위 전체회의에서 제도 폐지가 결정된 것이다. 이 같은 기간당원제가 폐지되고 당원 자격이 대폭 낮아진 기초당원제가 도입됨에 따라 열린우리당은 다음달 14일로 예정된 전당대회에서 신당 창당을 결의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여당의 한 관계자는 “기초당원제가 도입되면 당원의 수가 크게 늘어나게 돼 당 사수에 집착하는 일부 열성 당원들의 비율이 크게 낮아지게 된다”며 “이는 신당파가 집단탈당을 통해 당을 인위적으로 깨지 않고도 전당대회를 통해 민주적으로 신당 창당을 결의할 수 있게 됨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우상호 열린우리당 대변인도 “중앙위원회의 이번 결정으로 (기간당원제 폐지를 둘러싼 신당파 일부 의원들의) 탈당명분이 사실상 사라졌다”고 평가했다. 다만 중앙위의 이날 결정에도 불구하고 열린우리당내 일부 의원들의 집단탈당 가능성이 사라진 것은 아니라는 게 신당파 측의 주장이다. 신당파측의 한 관계자는 “정치권 밖의 사회시민단체들을 신당의 파트너로 끌어들이려면 여당 의원들이 기득권을 버려야 하는데 이번 전당대회에는 기득권 포기를 위한 ‘당 해체’가 의제로 설정되지 않았다”며 “이런 식으로 전당대회가 치러지면 결국 국민의 대통합신당이 아니라 기득권을 가진 정치권의 소통합신당으로 전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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