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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계열사 지원 곳곳에서 '잡음'
입력2006-03-29 06:33:27
수정
2006.03.29 06:33:27
그룹 물량 지원으로 고속 성장 이면엔 부작용도
김재록 로비의혹 사건으로 사장이 구속된 글로비스를 비롯한 현대차그룹의 계열사들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계열사들은 그룹의 든든한 물량 지원을 등에 업고 고속성장했지만 그 이면에는 이런 저런 잡음도 끊이지 않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의 물류 전문기업 글로비스는 현대.기아차 구매고객에게 차를 운송해주는 역할뿐만 아니라 분당과 대구에 중고차 경매장도 운영하고 있다.
때문에 현대차 대리점들은 글로비스로 중고차를 출품하라는 압력에 적지 않은 시달림을 당하고 있다.
현대차 대리점 관계자는 "각 지역본부별로 중고차 출품 실적을 월별로 결산하는 등 압박을 하고 있다"면서 "글로비스가 생기기 전까지 탁송회사는 대리점에 을의 관계였지만 지금은 정반대"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다른 대리점 관계자도 "신차 판매의 10% 가량은 중고차로 출품해 줄 것을 직간접적으로 요구, 차를 사는 고객에게 일반 중고차판매점이 아닌 경매장에 중고차를넘길 것을 부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비스의 중고차 취급건수는 출범 첫해인 2001년 1만여대에서 작년 3만5천여대로 크게 늘었다. 매출도 같은 기간 1천985억원에서 1조5천408억원으로 급증했다.
글로비스는 정의선 사장(31.88%)과 정몽구 회장(28.12%) 등 정씨 부자의 지분이60%에 이르며, 재계에서는 정 사장이 글로비스의 일부 지분을 팔아 기아차 주식을매입하는 방법으로 현대차그룹 경영권이 승계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작년 5월 설립한 광고회사 이노션도 작년에 7개월 남짓만 영업했음에도 그룹 광고물량을 독점하며 취급액에서 광고업계 9위에 올랐다.
이 회사는 정의선 사장 40%, 정몽구 회장이 20%, 정 회장의 장녀 정성이씨가 40%의 지분을 각각 보유하고 있다.
이노션은 현대차그룹 계열사에 대한 의존도가 90% 이상으로 절대적인데, 특히다른 그룹은 대부분 인하우스 에이전시(그룹의 계열 광고회사)가 있다해도 경쟁 프리젠테이션을 거치는데 반해 현대차그룹은 대부분 수의계약 방식으로 이노션에 광고물량을 몰아주고 있다.
최근 현대카드와 현대캐피탈이 새 광고를 찍으면서 일부를 TBWA코리아에 맡긴것은 극히 이례적이라며 업계에 화제가 될 정도였다.
이처럼 경쟁을 거치지 않고 광고가 제작되면서 질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그룹안팎에서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이노션이 제작해 런칭한 한 자동차 광고도 "특색이 없고 메시지도 불명확하다"는 지적을 받은 끝에 TV전파를 탄지 몇 개월만에 새 광고로 대체됐다.
광고업계의 한 관계자는 "계열 광고회사의 광고시장 장악은 비계열 독립 광고회사의 존립 기반을 흔들고 나아가 건전한 시장 형성에 장애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특히 안정적인 광고주 확보가 쉽기때문에 창의력이나 서비스의 질이 독립 광고회사보다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자동차산업 전반에 걸친 수직계열화를 도모하고 있지만 이에 따른 부작용도 고민해야 한다"면서 "온실속의 화초는 장기적으로 경쟁력을잃게 마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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