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파른 자산증가는 추가 부실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대형 저축은행의 자산건전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11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2009회계연도(2009. 7월~2010. 6월) 결산결과 주요 대형 저축은행의 자산증가율이 전년 대비 20%대에서 많게는 30%를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6월 말 현재 자산규모 10대 저축은행 가운데 자산증가율이 가장 높은 곳은 부산2로 1년 만에 자산이 무려 32.9%나 늘어났다. 부산2는 작년 6월 말 2조5,167억원이었던 자산이 올해는 3조3,464억원으로 급증했다.
이어 부산저축은행이 8,086억원 증가해 24.7%의 성장률로 2위를 기록했다. 자산규모 업계 1위인 솔로몬(24.4%)과 제일(23.0%), 진흥(22.5%), 토마토(21.9%) 등도 20%를 웃도는 자산증가율을 기록했다. 이들 주요 대형 저축은행은 저축은행 업계가 지난 6월 말 자산관리공사에 매각한 부실 PF 3조8,000억원의 대부분을 차지했다는 점에서 매각분을 더한 실질 자산증가율은 30~40%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대형 저축은행의 자산증가율이 우려할 만한 수준이라고 지적한다. 2009회계연도 저축은행 업계의 자산증가율(16%)도 높은 편인데 대형 저축은행은 이를 훌쩍 뛰어넘는다. 반면 지난해 전체 은행의 자산은 오히려 줄었다.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009년 0.2%에 그쳤고 올해는 5.9% 수준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대형 저축은행들이 수익을 더 내고 상대적으로 부실을 줄이기 위해 자산을 빠르게 늘리는 것으로 해석한다. 금융계의 고위관계자는 “금융기관은 제조업체와 달라 적절한 수준에서 자산을 늘려야지 무리를 하면 반드시 부실이 생긴다”며 “저축은행이 다운사이징을 해야 하는 시점에 반대로 자산을 늘리고 있어 철저한 감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저축은행 업계의 관계자는 “올해 들어 자산증가 속도가 크게 둔화되고 있고 건전성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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