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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와 차한잔] 조성상 대한투자신탁운용 사장

"자산운용 새문화 만든 의미있는 한해""대한투자신탁운용이 올해 창립 33주년을 맞이했습니다. 올해는 대한투신운용이 자산운용의 새로운 문화를 창출한 의미 있는 한해였습니다." 지난해 9월 취임한 조성상(53) 대한투신운용 사장은 한해를 마감하면서 "올해 강한 운용사로서의 면모를 갖추기 위해 내부 인프라 구축을 매듭짓고 펀드운용 수익률의 안정화를 구축한 것이 가장 큰 보람"이라고 말한다. 주식형 펀드의 경우 최근 3개월간 수익률이 23%에 달하고 채권형은 평균 10%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대한투신운용은 지난 6월 이후 수익률 면에서 투신업계 1위를 지키는 등 운용능력에 대한 자신감이 붙기 시작했다. 투신운용사로서 가장 어려웠던 시기에 취임한 조 사장이 이제 외형상으로는 가장 안정된 상황을 일궈낸 것이다. 조 사장은 올해 초 경영목표로 '정도운용 및 자산운용의 투명화'를 선언했다. 고객이 믿지 못하는 금융기관은 존재가치가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조 사장은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를 겪으면서 대한투신운용이 가장 뼈저리게 경혐한 것으로 공신력 실추를 꼽는다. 때문에 고객으로부터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의사결정 과정을 투명하게 개선시키고 업계 최초로 시장위험관리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투명경영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였다. 조 사장은 "위험이란 닥쳤을 때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 관건"이라며 "운용자산의 위험수준을 계량화한 시장위험관리 시스템을 도입해 높은 수익률보다 안전한 자산관리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대한투신운용만의 위험관리 능력이 최근 6개월간 업계 1위의 수익률을 기록할 수 있는 발판을 제공한 것이다. 그러나 10월 이후 국내 기관투자가들은 투자자들로부터 많은 비난을 받기도 했다. 외국인에 비해 상승장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했다는 질책이었다. 조 사장은 이에 대해 "기관투자가들이 10월 이후 주식을 순매도한 것은 사실이지만 대한투신운용은 오히려 집중적으로 주식을 사들였다"며 "항간의 소문은 오해이며 앞으로도 시장상황에 따라 주식을 지속적으로 매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 사장은 그러나 "연말 결산기를 맞아 주식형 펀드에서 환매를 요구하는 법인들이 늘고 있어 주식시장의 전망은 밝지만 매도해야 하는 투신운용사의 상황을 이해해주기 바란다"고 설명했다. 대한투신운용은 이제 대형화된 장기투자펀드를 개발하는 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조 사장은 취임 초 50여명의 운용인력이 1,000개가 넘는 펀드를 운용하는 것을 개선시키겠다고 밝힌 바 있다. 조 사장은 "그동안 비슷한 종류의 펀드를 통합 운용하는 등 여러 가지 조치를 취했으나 이는 업계 전체가 함께 연구해야 하는 과제"라며 "앞으로 대한투신운용이 선도적으로 펀드수 줄이기에 앞장서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조 사장은 "다국적 투자은행인 피델리티의 경우 총운용자산은 940조원에 달하지만 펀드수는 주식ㆍ채권형 및 머니마켓펀드(MMF)를 모두 포함해 171개에 불과하다"며 "국내 대형 투신운용사들은 20조원 안팎의 위탁자산으로 1,000개 이상의 펀드를 운용해 펀드의 단기투자를 부추기고 주식시장에서 기관투자가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 사장은 "취임한 후 하이닉스반도체 등 부실자산의 상각으로 인해 일부 고객에게 피해를 입힌 것과 외국자본 유치가 아직까지 성사되지 않은 것이 가장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며 "부실자산 매각이나 차환 발행이 일단락돼 내년에는 고객 우선의 경영체제를 확립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대한투신운용의 강점은 국내 금융기관 중 최고 수준의 맨파워"라며 "전체 90여명의 직원 중 57명이 운용전문인력으로 전직원이 금융관련 자격증을 한가지 이상 보유하고 있는 등 인재의 보고라는 데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설명한다. 조 사장은 "내년부터 투신운용시장은 본격적인 보수인하 경쟁체제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수익률이 높은 투신운용사만이 살아남는 치열한 생존경쟁에 대비해 우수인력 양성 및 전산화된 자산운용관리 시스템을 도입해 국내 최고ㆍ최대 투신운용사로 거듭 태어나겠다"고 다짐했다. 조 사장은 끝으로 "대한투신운용을 자신의 마지막 직장으로 생각한다"며 "훗날 고객들이나 동료들을 어떤 자리에서 만나더라도 떳떳하기 위해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겠다"며 "성공한 CEO보다는 최선을 다한 CEO로 남고 싶다"고 말했다. 한동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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