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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나침반] 고래와 판옥선
입력2000-03-14 00:00:00
수정
2000.03.14 00:00:00
연일 매도행진고래가 방향을 잃고 해안가 모래사장에 올라와 죽는 모습은 해마다 뉴스거리가 되곤 한다. 심해에 살아야 할 고래가 연안까지 밀려온 이유에 대해 여러 가지 주장이 제기된다.
지구 자기장의 변화가 고래의 방향 감각을 잃게 한다는 설과 고유의 주파수로 대화하는 의사 소통 체계가 병든 고래의 잘못된 주파수 발신으로 전체 고래 집단의 혼선을 가져온다는 설이 있기도 하다. 또 수명이 다해 떠내려온다는 주장도 있으며 자살일 가능성도 있다는 획기적인 아이디어도 있다.
어쨌든 얕은 바다는 고래가 살기에 부적합하며 좌초된다면 생명을 잃게 된다는 것은 확실하다. 깊은 바다와 얕은 바다에서의 생존 방식은 다르다.
임진왜란 때 해전의 승전 원인 중 하나도 이런 데서 찾을 수 있다. 일본 배는 바닥이 깊어 원양항해에는 유리하나 수심이 얕은 연안 항해나 전투때 방향전환에는 어려움이 많았다. 반면 조선의 판옥선은 견고하며 기동력이 뛰어나 전투에 유리했다.
최근 주식시장은 연안의 얕은 바다에 비유될 수 있다. 기관의 매도 공세와 외국인의 주춤한 매수세로 유동성의 수위가 점차 낮아지고 있다. 대형주의 약세와는 대조적으로 매물부담이 작고 기동력이 뛰어난 개별종목들이 강세를 보인다는 사실은 불가피한 측면이 없지 않다.입력시간 2000/03/14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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