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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대통령, 일본 국빈방문 귀국 보고
입력2003-06-10 00:00:00
수정
2003.06.10 00:00:00
김현수 기자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4일간의 일본 국빈방문을 마치고 부인 권양숙(權良淑) 여사와 함께 9일 오후 성남 서울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노 대통령은 귀국보고에서 "한미정상회담과 미일정상회담에 이어 이번 회담이 성공적으로 이뤄짐으로써 북핵 문제의 평화적인 해결을 위한 한.미.일간 공조체제는 더욱 굳건해졌다"며 "중국, 러시아를 비롯한 국제사회의 협력을 통해 북핵문제를 반드시 평화적으로 해결해 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저는 고이즈미 총리에게 유사법제 통과와 관련한 우리 국민의 우려를 분명하게 전달하고 일본이 평화주도세력이라는 믿음을 주변국에게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며 "고이즈미 총리는 일본의 전수방위 원칙에 변화가 없음을 천명하고 앞으로 한국 등 아시아 각국의 이해와 신뢰를 얻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약속했다"고 보고했다.
한일관계에 대해 노 대통령은 "저와 고이즈미 총리는 명확한 역사인식을 토대로 양국관계를 미래지향적인 협력관계로 발전시켜 나가자는 데 의견의 일치를 봤다"며 "현재 진행중인 한일 자유무역협정(FTA)에 관한 논의를 조기에 정부간 교섭단계로 발전시켜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일본 국민과 직접 대화를 통해 평화와 번영의 동북아시대에 대한 우리의 구상을 직접 설명할 수 있었던 것도 매우 뜻깊은 일이었다"며 "우리가 힘을 모으면 새로운 동북아시대의 주역이 될 수 있으니 자신감을 갖고 힘차게 나아가자"고 말했다.
■ 대통령 연설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나흘 동안의 일본 방문을 무사히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그 동안 성원해주신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일본으로 떠날 때는 마음의 부담이 컸습니다. 현충일인데다 일본 국회에서 `유사법제`가 통과될 직전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저는 한·일 양국의 미래가 과거에 의해 속박 받아서는 안 된다는 신념으로 방일에 임했습니다. 그 결과, 국민 여러분의 성원에 힘입어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었습니다.
이번 방문에서 가장 주력했던 것은 한·일 관계의 미래지향적인 발전과,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양국간의 협력 강화였습니다. 나아가 이를 바탕으로 `평화와 번영의 동북아 시대`를 열어가겠다는 것이 이번 방문의 목적이었습니다.
저와 고이즈미 총리간의 허심탄회하고 진지한 협의로 의미있는 합의가 이루어졌습니다. 일본 조야의 적극적인 호응도 있었습니다.
먼저, 북핵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한·미·일 3국이 더욱 긴밀한 공조를 해나가기로 합의하였습니다. 북한의 핵 보유는 결코 용납할 수 없다는 것도 재확인했습니다.
이와 함께 북한과 대화를 지속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과, 북핵 문제가 평화적으로 해결될 경우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폭넓은 지원이 가능할 것이라는 데에 인식을 같이했습니다.
지난번 한·미 정상회담과 미·일 정상회담에 이어, 이번 회담이 성공적으로 이뤄짐으로써 북핵 문제의 평화적인 해결을 위한 한·미·일간의 공조체제는 더욱 확고해졌습니다.
저는 이러한 한·미·일 공조와, 중국,러시아를 비롯한 국제사회의 협력을 통해서 북핵 문제를 반드시 평화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고이즈미 총리가 우리의 `평화번영정책`에 대해서 적극적인 지지를 표명하고,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북·일 관계가 개선되도록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도 의미 있는 일이었습니다.
저는 고이즈미 총리에게 `유사법제 통과`와 관련한 우리 국민의 우려를 전달하고, 일본이 평화주도세력 이라는 믿음을 주변국에게 보여줌으로써 이와 같은 논란으로부터 자유로워 질 수 있음을 전달하였습니다. 고이즈미 총리는 일본의 `전수방위 원칙`에 변화가 없음을 천명하고, 앞으로 한국 등 아시아 각국의 이해와 신뢰를 얻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약속했습니다.
다음으로 한·일 관계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저와 고이즈미 총리는 명확한 역사인식을 토대로, 양국관계를 미래지향적인 관계로 발전시켜 나가자는 데 의견의 일치를 보았습니다.
이를 위해 인적·문화적 교류를 확대하고 실질적인 경제협력을 증진시켜 나가기로 합의했습니다. 좀더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면, 현재 진행중인 한·일 자유무역협정(FTA)에 관한 논의를 조기에 정부간 교섭단계로 발전시켜 나가기로 했습니다.
양국간 비자 면제를 실현하기 위해서, 우선 일본측이 한국의 수학여행 학생들에 대한 비자면제를 검토하기로 했습니다. 또한, 김포-하네다간 셔틀항공편의 조속한 운항도 추진키로 하였습니다.
교역의 확대균형과 투자 협력, 그리고 청소년과 스포츠 교류 확대에도 공동노력을 해나가기로 했습니다. 아울러 유엔을 비롯한 WTO, APEC, ASEAN 한·중·일과 같은 각종 국제무대에서도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하였습니다.
이 같은 양국간의 협력은 동북아 지역에 평화와 번영의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 가는 데 소중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그리고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번영이야 말로 미래의 한민족의 안전과 발전에 필수적인 조건입니다. 중국과도 앞으로 긴밀히 협의해서 반드시 성공시켜 나가야 하겠습니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일본의 정계·경제계·문화계 인사들과도 두루 만나고, 일본 국회와 경제단체장 공동주최 모임에서 두 차례 연설도 했습니다.
저는 일본 국회 연설을 통해 “솔직한 자기반성을 토대로 평화와 번영의 동북아시대를 열어가자”고 호소했고, 많은 의원들로부터 호응을 받았습니다.
일본 경제계 지도자들과의 만남에서는 우리의 `동북아 경제허브` 추진 계획을 소개하고 협력을 당부했습니다. 앞으로 좋은 결과가 있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일본 국민과 직접 대화하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평화와 번영의 동북아 시대`에 대한 우리의 구상을 일본 국민들에게 직접 설명할 수 있었던 것은 매우 뜻깊은 일이었습니다. 또한 저와 우리나라에 대한 이해와 친밀도를 높이는 계기도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방일에서 저는 고이즈미 총리와 개인적인 우의와 신뢰관계를 돈독히 할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신뢰는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과 한·일 관계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고이즈미 총리와 저는 매우 솔직하고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일본에서 열심히 생활하고 계신 재일동포들을 만나 국민 여러분의 따뜻한 인사를 전하고 격려한 것도 큰 보람이었습니다. 저는 고이즈미 총리와 국회 지도자들에게 재일동포에 대한 지방 참정권 부여 등 재일동포의 권익향상을 위해 배려해줄 것을 요청하였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일본 방문중에 저는 천황과 총리를 비롯한 일본 정부와 국민들로부터 정중하고도 따뜻한 환대를 받았습니다.
일본 현지 언론도 한·일간의 미래지향적인 협력 전망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보여주었습니다.
이 모두가 우리나라와 국민 여러분에 대한 높은 평가와 기대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국민 여러분께 감사한 마음을 가졌습니다.
세계는 지금 동북아시아의 미래에 대해 주목하고 있습니다. 우리에게 거는 관심과 기대도 큽니다.
우리가 힘을 모으면 새로운 동북아시대의 주역이 될 수 있습니다. 국민 여러분, 자신감을 가지고 힘차게 나아갑시다.
저는 국민 여러분께 약속드린 대로 앞으로 경제를 챙기고, 국정의 안정을 기하는 데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감사드리며, 이번에 저와 동행해서 일본의 정계 경제계 여러 사람들을 만나서 방일활동을 도와주신 경제인 여러분 그리고 함께 동행하여 의원외교를 활발하게 펼쳐주신 민주당과 자민련의 국회의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김현수기자 hs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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