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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5총선] "튀는 이벤트로 票心 잡아라"
입력2004-04-08 00:00:00
수정
2004.04.08 00:00:00
최석영 기자
8일 오전7시30분 경기도 김포에서 서울 방향으로 나오는 48번 국도의 신호 등 앞의 한 육교 위에서 ‘댄스경연’이 펼쳐졌다. 자가용으로 출근하는 운전자는 물론 시내버스 안의 승객들까지 고개를 앞으로 빼고 쳐다보자 ‘ 오는 4ㆍ15총선에 출마한 기호 ○번 ○○○’라는 현수막을 펼쳐든다.
총선을 7일 앞두고 각 후보들이 아이디어가 톡톡 튀는 이벤트로 ‘표심’잡기에 나서고 있다. 대규모 청중 동원이 불가능해지는 등 엄격해진 선거법 때문에 후보들이 자신만의 이벤트로 유권자들에게 다가서고 있는 것. 특히 후보자들은 한정된 시간에 더욱 많은 유권자와 접촉하기 위해 인터넷 ㆍ휴대전화 등 뉴미디어를 통한 홍보에도 사활을 걸고 있다.
◇이벤트로 승부한다=
개정된 선거법으로 후보들은 유권자들을 일일이 찾아나서는 등 발품깨나 팔아야 하는 신세가 됐다. 주말에는 유권자들이 몰리는 대형 할인매장과 재래시장ㆍ백화점 주변에서 유세차량을 타고 다니며 골목을 누빈다. 한 후 보는 “부지런히 돌아다니면서 유권자들에게 ‘얼굴도장’을 찍는 것이 급 선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변화로 후보들은 한복이나 유도복ㆍ우비 등 옷차림부터 차별화하 는 전략을 구사하기도 한다. 한 후보는 ‘썩은 정치를 들어 메치겠다’며유도복을 입었고 머슴을 자처하는 경기도의 또 다른 후보는 흰색 한복을 입고 다니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밖에 마네킹이나 고속철 모형, 빗자루와 쓰레받기 등 소품을 이용해 선거운동에 나서는 후보가 있는가 하면 한 사람의 유권자라도 더 접촉하기 위해 인라인스케이트ㆍ자전거를 이용해 선거구를 샅샅이 누비는 후보도 크 게 늘었다.
◇뉴미디어 선거운동 활발=
30대 젊은 후보들이 대거 출마하면서 인터넷을 통한 선거운동도 활발하게전개되고 있다. 경기의 한 지역구에 출마한 후보는 명함을 돌릴 때 “제 홈페이지 꼭 들르세요”라는 말을 빠뜨리지 않는다. 그는 “명함을 받은 유권자 중 평균 30%는 접속하는 것 같다”며 “일단 홈페이지에 접속하면얼굴을 보고 20~30분 동안 설득한 효과가 난다”고 말했다.
심야시간을 이용해 실시간 채팅으로 유권자들과 ‘접속’하는 후보도 있다 . 서울의 한 신인후보는 20여명의 지역구민들에게 둘러싸여 심야시간 2시간이 넘게 이어진 질문공세에 진땀을 뺐다. “국회에 가면 가장 먼저 뭘 하실 겁니까”라는 점잖은 질문으로 시작한 대화는 “사모님이 첫사랑이 맞냐” 등 거침없이 이어졌다.
경남 지역 한 후보진영 선거책임자는 “오프라인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기 때문에 홈페이지와 방송토론에 더 많은 신경을 쓴다”며 “TV토론 에 대비해 카메라를 설치해놓고 후보가 참모들과 실제처럼 문답을 반복하고 이를 동영상으로 만들어 홈페이지에 올리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농촌은 "누가 나왔는지도 몰라요"=
합동연설회가 사라지는 등 후보가 유권자를 만나는 기회가 줄면서 농촌지역 등의 선거운동은 아예 사라졌다는 푸념도 있다. 전남 지역의 한 유권자 는 “도대체 후보가 누가 나왔는지 알아야 투표를 할 것 아니냐”며 “‘막걸리ㆍ고무신 선거’는 막아야 하지만 후보 합동연설회는 꼭 필요하다” 고 말했다.
이 지역에 출마한 한 후보도 “농촌과 도시의 현실이 다른데 선거법을 획일적으로 잘라놓은 것은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최석영기자 sychoi@sed.co.kr , 이재철기자 hummi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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