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메달 희망’을 살려낸 한국 대표팀이 이라크를 넘어 결승 진출을 노린다. 핌 베어벡 감독이 이끄는 23세 이하 한국축구대표팀은 10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알 라얀 경기장에서 열린 2006 도하아시안게임 남자축구 8강전에서 김치우, 염기훈, 정조국의 연속 골로 북한을 3대0으로 완파했다. 지난 86년 이후 20년 만에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노리는 한국은 이로써 12일 밤 11시 알 사드 경기장에서 이라크와 결승 진출을 다투게 됐다. 불안했던 한국축구가 기세를 회복한 것은 23세 이하 한국축구대표팀 선수 중 가장 왼발을 잘 쓰는 김치우(23ㆍ인천)와 염기훈(23ㆍ전북)이 해결사 노릇을 톡톡히 해낸 덕분이었다. 북한의 초반 공세에 시달리던 한국은 전반 31분 기습적으로 공격에 가담한 왼쪽풀백 김치우가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20m 캐넌 슛을 왼발 논스톱으로 꽂아넣어 기선을 잡을 수 있었다. ‘왼발 스페셜리스트’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염기훈도 3분 뒤 승부의 추를 한국 쪽으로 기울게 하는 추가 골을 가벼운 왼발 터치 슛으로 꽂았다. 왼발로 살려낸 희망을 더욱 크게 부풀렸던 것은 정조국의 기지 넘치는 슛이었다. 정조국은 후반 12분 염기훈의 크로스를 방향만 살짝 돌려놓는 논스톱 슛을 날려 스코어를 세 골차로 벌렸다. 이날 경기는 이전 방글라데시, 베트남, 바레인과의 경기에서 무기력한 플레이를 펼쳤던 것과 달리 모처럼 골 결정력이 시원하게 살아났기 때문에 내용면에서 크게 고무적인 한 판이었다. 선수들은 이날 한결 가벼워 보이는 몸놀림으로 필드를 장악했고 팀 조직력을 끌어올리는 모습을 자주 보였다. 무엇보다 지난 바레인전에서 실종됐던 중원에서의 압박이 되살아 나면서 승리의 밑거름이 됐다. 이에 따라 12일 이라크 전에서도 승리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한편 대회 3연패에 도전하는 우승 후보 이란은 8강에서 승부차기 끝에 중국을 이기고 4강에 올랐다. 이란은 태국을 누르고 올라온 홈팀 카타르와 4강에서 맞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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