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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쇠' 재경부
입력2006-02-08 17:52:16
수정
2006.02.08 17:52:16
정보유출 징계이후 말아껴…언론에 서운함 드러내기도
“당분간 기자들과 얘기하고 싶지 않은데….”(세제실 A과장)
“몸조심해야죠. 요즘 같은 때 잘못하다가 다치기 십상인데….”(B서기관)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재정경제부가 꽁꽁 얼어붙었다. 동요하는 눈빛이 역력하다.
조세개혁 실무작업 담당자들에 대한 무더기 징계가 단행된 다음날인 8일. 재경부의 상당수 관료들은 ‘모르쇠’로 일관했다. 징계 대상이었던 세제실은 더욱 심했다. 업무정보에 관한 한 가뜩이나 ‘새가슴’이라 불릴 정도로 인색했는데 윤영선 조세개혁실무기획단 부단장이 보안유출로 보직 해임당하자 아예 입을 닫았다.
그나마 친분이 있는 사람들은 조심스럽게 부총리에 대한 서운함도 드러냈다. 문서유출의 장본인이 정말로 윤 부단장이었는지에 대해 정확한 규명이 이뤄졌는지가 석연치 않고 당과 청와대의 눈치를 너무 본 것 아니냐는 것이다.
언론에 대한 섭섭함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재경부 관료들이 먼저 꺼내는 것은 최근 박병원 차관의 발언건이다. 가장 먼저 설화(舌禍)사건으로 불거진 소주세율 인상의 경우 정확한 발언은 지난해 하반기에 소주세율을 올리는 것을 논의했던 이유를 말한 것이었는데, 언론이 이를 ‘재추진’으로 와전시켜 청와대로부터 경고를 받게 했다는 것이다.
조세개혁 논란을 촉발시켰던 소수자 공제 폐지 문제도 박 차관이 브리핑에서 “100% 국회 통과를 확신한다”고 말한 것 자체는 잘못됐지만 곧바로 “당위성을 말한 것인 만큼 100% 얘기는 쓰지 말아달라”고 요청했음에도 언론이 이를 전혀 반영하지 않았다며 서운함을 표시했다. 오히려 일부에서는 악의적으로 기사화하는 바람에 당정간 갈등을 증폭시켰고 한덕수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이 여당 대표에게 사과까지 하는 상황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물론 극히 일부이기는 하지만 자기반성의 기운도 엿보이고 있다. 한 관료는 “조세개혁 등 일련의 정책이 치밀한 준비와 플랜으로 진행되지 못하고 ‘촌스럽고 허술하게’ 이뤄진 요인도 있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재경부 내부에서는 상반기 줄지어 대기 중인 대형 정책들을 차질 없이 수행하기 위해서는 상처 입은 리더십을 우선적으로 복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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