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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이 인정한 伊 모레티감독의 세계
입력2001-11-01 00:00:00
수정
2001.11.01 00:00:00
색깔다른 두 수상작 3일 국내 동시개봉국내 많은 영화관객들에게 '이탈리아 영화계의 우디 알렌'으로 잘 알려진 난니 모레티 감독의 작품이 3일 나란히 극장에 걸린다.
올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거머쥔 '아들의 방'과 94년 칸국제영화제스서 감독상을 받은 '나의 즐거운 일기'다.
제작, 시나리오, 배우, 극장경영, 배급까지 1인 제작 시스템을 운영하며 운명 같은 영화인생을 살아가는 그의 작품을 한꺼번에 만나본다는 것은 매우 설레는 작업이 될 듯하다.
특히 두 작품의 성격이 매우 달라 여성의 변심만큼 놀라운 작가의 변모를 감상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아들의 방'이 깊이 있는 심리드라마의 구성이 강하다면, '나의 즐거운 일기'는 가벼움과 위트 그리고 비틀기와 수다스러움까지 그만의 영화언어를 비교할 수 있다.
'아들의 방'은 갑작스런 사고로 아들을 잃은 정신과 의사 아버지와 가족들의 이야기다.
감독은 아들의 죽음을 전후로 가족의 변화를 놀랍도록 깔끔한 연출력으로 보여준다.
대사보다는 말과 행동 이면의 감정을 농축시킨 놀라운 각본은 결코 흥분하지 않으면서도 보는 이의 가슴속에 눈물을 쏟게 한다.
타인의 고통을 매일 들어줘야 하는 정신과 의사 조반니의 취미는 조깅이다. 영화첫장면에서 그는 부둣가를 따라 하는 조깅은 즐거운 것으로 배경 음악도 경쾌한 음악으로 뒷받침해준다.
그러나 두번째 조깅은 석양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데 아들이 학교에서 도둑질을 했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되씹으며 달리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밤을 배경으로 뛰는 세번째 조깅장면에서 그는 '지치기 위해' '잊기 위해'뛰는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연출을 맡은 그는 또한 아들의 죽음을 맞아 강박적으로 자책감에 시달리는 아버지 역을 훌륭하게 소화해냈다.
'베스파''섬''의사들'의 섹션으로 나눠져 진행되는 '나의 즐거운 일기'는 코믹영화의 과장과 리듬을 적절하게 표현하고 있다.
우선'베스파'에서는 저항운동가이자 시네아스트였던 파졸리니가 묘사한 로마와는 이미 너무도 거리감 있는 현대의 로마의 모습을 감독 자신이 스쿠터를 타고 가며 스케치 하듯 보여준다.
'섬'에서는 문명을 거부하던 지식인 친구가 어느날 TV 드라마의 연속극에 빠져들면서 인간 본성 자체가 변화하는 모습을 안타까운 시선으로 묘사하고 있다.
'의사들'에서 절정에 다다르는데 그 자신을 맹렬히 괴롭히는 피부질환의 원인을 밝혀내지 못하고 계속 오진을 해대는 의사들 때문에 악몽에 시달리는 자신의 상황을 코믹하게 그리고 있다.
결국 질환의 원인을 밝혀 성공적으로 치유(공복에 물한잔 마시기)하는 간단한 해결책을 보여줌으로써 자신의 목소리에 대한 결론을 내리고 있다.
박연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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