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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대 흔했던 음악 다방. 커피를 마시면 DJ가 신청한 음악을 틀어주던 시절. 그 신청곡 속에 ‘웬만하면’ 들어있던 트윈폴리오, 양희은, 해바라기, 산울림의 노래. 학창시절 삼삼오오 다방에 쭈그리고 앉아 그 노래들을 들으며 친구들과 수다를 떨어 본 기억이 있을 것이다. 시간이 훌쩍 지나 어느새 중장년층이 돼버린 그 때의 학생들을 위한 송년 음악회가 잇달아 열린다. 그 시대 최고의 노랫꾼이었던 송창식과 양희은 그리고 사랑의 메시지를 노래에 담았던 해바라기가 ‘우리들의 사랑 이야기 아듀 2005’라는 이름으로 성남아트센터서 송년음악회를 갖는다. 출연진들의 면면을 들여다보면 금새 알 수 있듯이 이번 무대는 숨가쁘게 살아오느라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문화소외계층이 돼버린 장년층을 겨냥한 무대다. 이번 공연에서 출연진들은 자신들의 히트곡을 관객들과 함께 노래한다. 송창식의 ‘한번쯤’ ‘사랑이야’ ‘고래사냥’, 양희은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 ‘사랑 당신을 위한 기도’ ‘행복의 나라로’, 해바라기의 ‘행복을 주는 사람’ ‘내 마음의 보석상자’ ‘어서 말을 해’ ‘사랑으로’ 등 듣기만 해도 가슴 뭉클한 곡들이 이어진다.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 31일 7시 30분. 4만원~8만원. (031)783-8000 77년 ‘아니 벌써’로 우리나라 록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던 그룹 ‘산울림’이 자신들의 29년 음악사를 정리하는 송년음악회를 연다. 탤런트, 작곡가로 활동하고 있는 맏형 김창완을 필두로 미국과 캐나다에서 직장인으로 살고 있는 동생 창훈과 창익이 뭉쳐 과거 산울림의 모습을 다시 보여준다. 산울림은 전통적이고 관례적인 70년대 음악의 규범을 깨뜨리는 멜로디와 리듬, 그리고 일상의 구어체와 시(詩)를 넘나드는 노랫말로 한국의 록을 한걸음 더 나가게 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그룹으로 평가받고 있다. 데뷔앨범에 수록된 ‘산할아버지’ ‘청춘’ 등을 비롯해 ‘창문 너무 어렴풋이 옛 생각이 나겠지요’ 등 연대별로 히트친 30여곡을 선별했다. 여기에 내년에 발매될 30주년기념 음반에 수록될 신곡도 함께 선보인다. 이번 공연은 70년대의 그리움ㆍ80년대의 순수함과 90년대의 풋풋함 그리고 2000년대의 설레임이 함께 하는 세대별 추억과 그리움을 한자리에서 느낄 수 있는 무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당부의 말씀. 아는 노래가 나오면 주위를 의식할 것 없이 큰소리로 따라 부르고 흥에 겨우면 가볍게 몸도 흔들어 보는 것이 공연장에서의 ‘고감도’ 감상법. 잊고 지냈던 가슴 속 여흥을 끄집어 내 우리의 메말랐던 마음을 훈훈하게 만드는 데는 이보다 좋은 방법이 없을 듯. 올림픽 공원내 역도경기장 5시. 6만6,000원~7만7,000원 (02)322-7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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